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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이민화 KAIST 교수 "창조경제, 대기업 효율과 벤처 혁신이 공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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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산업에서 창의성이 중심이 되도록 경제체제 변화시켜야"


[티타임]이민화 KAIST 교수 "창조경제, 대기업 효율과 벤처 혁신이 공생해야" ▲이민화 KAIS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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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창조경제는 아이디어가 실천 과정을 거쳐 (새로운 가치를 담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시장 경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곧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혁신을 거쳐 성공으로 가는 단계를 쉽게 만들어주자는 것이죠."

창조경제를 설명하는 이민화 KAIST 교수(사진ㆍ60)의 표정은 단호했다. 내용도 용어도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창조경제'지만 그가 생각하는 창조경제는 선명했다.


최근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정책기획실장과 함께 '제2 한강의 기적, 창조경제'를 펴낸 이민화 교수를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 KAIST 연구소에서 만났다.

이 교수는 "모든 산업에서 창조성이 중심이 되도록 경제체제를 변화시키는 것이 한국식 창조경제"라고 정의했다. 영국이나 일본식 창조경제와 차별화되는 포인트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영국은 산업 중에 창조성이 강한 분야를 골라 키우는 것을 창조경제로 정의했고 그것은 곧 문화산업을 뜻했지만 우리나라는 이 보다 확장된 개념"이라며 "한국식 창조경제는 산업이 아니라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그동안 효율로 커왔다. 빠르게 쫓아가긴 했어도 의제를 이끌고 가진 못했다"고 지적했다. 창조경제는 효율에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현실화 한 혁신이 추가돼야 한다는 것. 이 교수는 "효율은 대기업이 강하고 혁신은 벤처가 강하다"며 "창조경제는 대기업의 효율과 중소벤처의 혁신이 창조적으로 선순환 할 수 있는 시장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과 벤처는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라 공생하는 관계라는 의미다.


그는 "박찬호 선수가 미국으로 진출한다고 해서 한국야구가 망하는 것이 아니다"며 대기업과 벤처의 관계를 야구에 비유해 설명했다. 새로운 선수들이 영입되고 훈련시스템이 견고해져 한국 야구도 발전하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벤처계의 전설'로 불린다. 1985년 초음파기술을 기반으로 벤처1호인 메디슨(현 삼성메디슨)을 창업했다. 그는 "당시에는 코스닥도, 벤처기업 특별법도 없었기 때문에 벤처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벤처기업 특별법, 코스닥시장, 이를 뒷받침 할 중소기업청은 김영삼정부때인 1996~97년에 만들어졌다.


그는 "예전에 비하면 창업할 수 있는 여건이 절대적으로 유리해졌지만 젊은이들은 도전보다는 공무원 시험의 길을 택하더라"며 "2000년 많은 벤처들이 도산의 길로 접어드는 것을 보면서 창업을 하면 안 된다는 학습효과가 생긴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미국처럼 벤처창업에 실패해도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한국에는 없어 모두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모습만 봐왔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벤처를 쉽게, 활발히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민간이 뛰놀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방관자가 되지 말고 참여자가 돼야 한다. 창조경제는 불가능하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하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창조경제에 회의적인 사람들에게 이 교수가 날리는 직격탄이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은 이미 노쇠했고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비판적인 것은 수용해야 하지만 비난이 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혜민 기자 hme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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