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권 아이파크백화점 리빙문화 팀장...가구 판매액 비중 20% 백화점 평균보다 4배 높아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다른 백화점들은 패션에 집중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아이파크몰'하면 '가구'를 먼저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아요. 최근에는 '가구 사러 용산 아이파크백화점에 간다'는 말까지 나오는데 이럴 때가 가장 뿌듯하죠."
한희권 아이파크백화점 리빙문화팀장은 "가구를 통해 고객들이 보다 백화점에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했더니 아이파크백화점이 가구쇼핑의 메카로 떠오르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이파크백화점 리빙관은 올 상반기 매출 신장률이 전년동기대비 31.2%를 기록하며 높은 실적을 올렸다. 이 중 혼수가구는 45.1% 신장했고 키즈홈테코는 28.9%, 명품가구는 22.3% 오르는 등 상품군별로도 고른 신장세를 보였다. 최근 계속되는 불황에 백화점에서 30% 이상의 고공신장을 이루기란 매우 이례적인 일. 아이파크백화점이 가구에 강세를 띨 수 있었던 데에는 한희권 리빙문화팀장의 공이 크다.
한 팀장은 다른 백화점들이 가구매장을 축소할 때 아이파크백화점은 지난 2008년부터 리빙가구 분야를 육성하며 차별화를 이뤄왔다. 향후 소비자들의 삶이 가족과 집을 중심으로 생활하게 되며 인테리어와 가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선진국형 라이프 스타일'로 바뀌게 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덕분에 타 백화점들은 가구 매출 비중이 전체의 5% 미만인데 반해 아이파크백화점은 20%에 달한다. 특히 최근같은 불경기에는 '경기 방어주'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한 팀장은 "정찰제와 백화점의 부가적인 혜택,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점 등이 어필했다"고 말했다.
트렌드에 맞는 발빠른 MD개편과 신진브랜드 발굴도 아이파크백화점을 가구 메카로 키우는데 주효했다.
"젊은 가구 디자이너들을 발굴해내기 위해 저희 직원들이 직접 발품 팔고 다니면서 가구공장이나 로드숍 매장, 창고 등을 구석구석 찾아다니기도 했죠. 단순히 가구매장들을 모아만 놓은 게 아니라 이들에게는 꿈을 펼칠 수 있는 하나의 장을 만들어준 거라고 보면 됩니다."
한 팀장은 "인터넷이나 로드숍 등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끄는 신진 가구 디자이너나 장인들을 모셔왔다"며 "이런 분들이 만든 가구들은 대부분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창의적인 제품들이 많아 20~30대 젊은 신혼부부들에게 인기다"라고 설명했다. 백화점 입점이 힘든 중소업체에게는 하나의 '등용문'이 된 셈이다.
아이파크몰에 입점해 스타 브랜드가 된 경우도 있다. 키즈홈테코 중 '컴프프로'가 대표적. 친환경은 물론이고 책상 상판의 높낮이와 각도까지 조정되는 기능성까지 더한 가구로, 비교적 고가임에도 가치를 중요시하는 부모 사이에서 인기다. 최근 2년 사이 매출이 배 이상 뛰었을 정도. '시세이'와 '바이헤이데이'도 독특한 디자인으로 홍대와 온라인 등에서 먼저 이름을 알리고 아이파크백화점에 입점한 경우다. 아이파크백화점 리빙관에는 지난해부터 새로 문을 연 이런 업체가 10여개에 이른다.
한 팀장은 "가구 업체 중에는 소비자들은 잘 알지 못하지만 높은 경쟁력을 지닌 온라인ㆍ중소 브랜드들이 무수히 많다"며 "향후에도 고객의 선택 폭을 더욱 넓히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들은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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