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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장 천사들, 힐링승마로 게임중독 고쳐줘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2분 49초

경마장 천사들, 힐링승마로 게임중독 고쳐줘요 ▲ 마사회가 지난해 사회공헌 명목으로 내놓은 금액은 2550억원으로, 이는 우리나라 500대 기업의 연간 평균과 비교해 20배가 넘는 규모다. 작년에 납부한 세금은 1조4650억원으로 재계 2위인 현대자동차가 납부한 법인세 보다 많다. 마사회가 사회공헌 모범 공기업으로 꼽히는 이유다. 사진은 '경마장의 천사들'로 불리는 'KRA 엔젤스' 봉사단원들이 한 어린이에게 승마를 교육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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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모범기업, 한국마사회
-어린이엔 '교감 승마'
-농어촌엔 '황금 마차'
-불우이웃엔 'KRA 엔젤스'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7456억원. 한국마사회가 최근 3년간 사회공헌을 위해 내놓은 금액이다. 농어촌을 위해 쓰이는 축산발전기금과 농어촌복지기금, 각종 기부금 등이 포함됐다. 마사회의 기부액은 지난 한 해만 2550억원에 달했다. 이는 우리나라 500대 기업의 연간 평균 사회공헌 지출액인 120억원과 비교해 20배가 넘는 규모다. 마사회는 2010년 2409억원, 2011년 2497억원, 2012년 2550억원 등 경마매출 증가세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매년 사회공헌의 폭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마사회가 사회공헌 모범 공기업으로 꼽히는 이유 중 하나다.


경마장 천사들, 힐링승마로 게임중독 고쳐줘요

마사회가 납부하는 세금 규모는 더욱 크다. 마사회는 지난해 1조4650억원을 세금으로 납부했다. 매출액 7조8400억원의 18%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재계 2위인 현대자동차가 올해 납부한 법인세(1조48억원) 보다 많다. 마사회가 얼마나 많은 세금을 내고 있는 지 짐작할 수 있다.

특히 경기도, 부산, 경남, 제주 등 경마공원과 장외발매소를 유치한 지방자치단체들은 지난해 마사회를 통해 지난해 총 1조1188억원의 지방세를 거둬 들였다. 마사회가 지역 세수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경마공원이 위치한 경기도 과천시는 마사회 덕(?)에 전국 시ㆍ군ㆍ구 가운데 재정 자립도가 높은 대표적인 기초자치단체로 평가받고 있다. 과천시 예산 1979억원(2011년 기준) 가운데 40%가 넘는 820억원이 서울경마공원에서 나왔다. 제주경마공원 역시 지난해 지방세로 936억원을 납부해 도내 기업 중 제세납부 1위를 기록했다.


◆ 정서장애 청소년들을 위한 '승마 힐링' = 마사회는 말산업을 선도하는 기업답게 말을 이용한 사회공헌 활동이 많다. 대표적인 사업이 바로 '승마힐링'으로 불리는 재활 승마다.


공부에 대한 압박과 게임중독으로 인한 청소년의 집중력 장애, 과잉행동장애, 인격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가 말을 타는 것만으로 쉽게 치료된다는 임상 결과들이 많이 발표됐다. 마사회는 이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6월 인천에 'KRA 승마힐링센터'를 첫 개장했다.


승마힐링센터에서는 전문상담사와 승마치료사가 상담치료와 승마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정서장애 청소년의 치료가 주목적이다. 승마힐링은 동물과 교감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점에서 청소년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치료가 아닌 놀이처럼 느껴 청소년들의 참여율 또한 높다.


경마장 천사들, 힐링승마로 게임중독 고쳐줘요


지난해 문을 연 인천 승마힐링센터는 입소문을 타고 전국 각지의 학생들이 몰려 개장 8개월 만에 1000명의 학생들이 다녀갔다. 대기 중인 상담 예약만 5000건에 이른다. 마사회는 지난해 9월 경기도 시흥시 은행동에 힐링센터 2호점을 개장하는 등 앞으로 전국에 총 30개소의 승마힐링센터 건립을 위해 2022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마사회 김종필 사회공헌추진단장은 "승마힐링의 뛰어난 치료 효과가 알려지면서 지자체와 교육청의 힐링센터 건립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며 "청소년 정서장애는 조기 발견을 통한 치료가 중요하지만 승마힐링센터와 같은 기관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농어촌지역 희망 차량 '황금마차' = 마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회공헌 사업 중 하나가 '사랑의 황금마차'다. 적절한 교통수단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국 농어촌지역 장애인재활시설, 지역자활센터, 지역아동센터 등에 복지차량을 기부하는 사업이다.


2004년 12인승 다목적 승합차 16대를 전달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후 마사회는 2005년 50대, 2006년 63대, 2007년 81대, 2008년 95대, 2009년 100대, 2010년 105대, 2011년 110대, 2012년 130대 등 차량 대수를 매년 늘려 기증해 왔다. 지금까지 기부한 차량만 모두 750대. 차량 한 대당 가격이 2300만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투입된 예산은 약 172억원에 이른다.


2010년부터는 차량등록 비용, 보험료 등 모든 제반 비용까지 함께 지원함으로써 복지시설의 부담을 한층 더 줄여줘 다른 공기업에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마사회는 차량을 전달할 곳을 선정하기 위해 매년 전국 농어촌지역 아동ㆍ다문화가족ㆍ장애인ㆍ노인 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차량 활용도 등을 공정하게 심사해 최종 선정한다.


자동차가 절실했던 시설에서 반응이 너무 뜨거웠을 뿐만 아니라 운영실태 조사결과 1일 평균 이용인원 17명에 운행거리가 62km에 이르는 등 실질적인 기부효과가 커 매년 지원대상과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KRA Angels'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진 주황색 사랑의 황금마차들은 농어촌 벽지마을을 구석구석 누비며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꿈을 키워가는 이들의 든든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루이비똥' 보다 값진 '말똥', 에코그린 팜 = 지난해 11월 한국마사회는 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사회적 기업형 법인 '에코그린 팜'을 설립했다. 에코그린 팜은 친환경 유기농 퇴비와 도시농업용 마분상토, 버섯 배지 등을 생산 판매하는 곳이다.


경마장 천사들, 힐링승마로 게임중독 고쳐줘요

경주마의 배설물(마분)이 사업의 주원료다. 소와 돼지의 축산분뇨가 심각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알려져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지만 마사회는 말똥으로 친환경 퇴비를 만들고 일자리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에코그린 팜은 전체 직원의 30% 이상을 취약 계층에서 뽑는다.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형' 사회적 기업인 셈이다. 이들은 마분퇴비 판매, 마분 텃밭지도사 양성, 취약계층 친환경 텃밭 보급 등의 일을 담당한다.


에코그린 팜은 사회적 기업의 철학에 따라 의사결정도 민주적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맹목적인 이익 추구보다는 공익추구를 목표로 한다. 에코그린 팜은 사회적 기업이지만 마분으로 도시농업용 퇴비를 만들어 판매한다는 수익모델이 뚜렷하다.


냄새나고 버리기도 마땅찮고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는 배설물을 이용해 회사를 만들고 일자리를 만들어낸 사례는 큰 화제가 돼, 마사회는 작년에는 대통령 앞에서 발표까지 했다. 마사회는 앞으로 마분을 이용한 사업분야를 더욱 확장해 에코그린 팜을 국내의 대표적인 친환경 기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 경마장의 천사들 'KRA 엔젤스' = 마사회의 이같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의 중심엔 '경마장의 천사들'로 불리는 'KRA 엔젤스(Angels)'가 있다. 봉사단 'KRA 엔젤스'는 마사회 모든 임직원들을 구성원으로 2004년 1월 창단했다.


처음엔 말 산업 전문기업의 특성을 살려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재활승마와 게임중독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치료승마 등 특화된 봉사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들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1사1촌 결연마을 지원,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농어촌 일손돕기 사랑의 연탄 나눔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다양한 봉사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특히 2010년부터는 아프리카의 빈민국들을 찾아 다니며 공동우물 시공, 한국마을 교육지원 등 따듯한 사랑의 손길을 전하기도 한다.


'KRA 엔젤스' 봉사단은 작년 한해 1인당 33시간의 봉사시간을 가졌다. 임직원 1100여명 중 90%가 넘는 1009명이 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올해로 창단 10년째를 맞는 'KRA 엔젤스' 봉사단은 앞으로 더욱 특색있고 참신한 사회공헌 모델을 개발해 사회공익기업의 위상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장태평 한국마사회장은 "마사회는 경비를 제외한 경마 수익금 대부분을 제세금, 농어촌지원 특별적립금, 사회복지 기부금 등의 방식으로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며 "공기업의 존재가치는 사회기여에 있다는 것을 명심함은 물론 일등 사회공헌 기업으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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