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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이장호 회장에 거친 사퇴 압력···점 찍어둔 인물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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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외압설 등 관치 논란···감독 당국 두고두고 부담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주말 내내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자택에 들어오지 않았다. 해운대 앞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이 회장의 자택엔 인기척이 없었다. 밤이 깊어도 불이 켜지지 않았다. 전용차인 체어맨 더블유(W)도 종일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 회장은 핸드폰도 받지 않았다. 부산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이 거취 문제를 두고 지인들과 상의도 하고 머리도 식힐 겸 주말동안 외곽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의 사퇴로 금융당국의 금융계에 대한 '관치'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외형상 이 회장이 감독당국의 압력에 굴복했지만 명분은 오히려 이 회장측이 얻었다. 감독당국은 두고두고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그렇다면 금융감독원은 왜 하필 이 시점에서 이 회장의 사퇴를 강하게 압박했을까. 보다 세련된 방식도 가능한데 이렇게 거칠게 압박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금융권에선 여러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예측 가능한 가설 가운데 하나는 감독당국이 경남은행 인수전에 나선 'BS금융지주의 힘을 빼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경남은행은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방안으로 매물로 나와있는데 BS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이 속한 DGB금융지주가 경쟁중이다. 대구경북(TK)지역을 영업 기반으로 하고 있는 DGB금융지주에서 경남은행을 인수할 수 있도록 경쟁자의 힘을 빼려고 했다는 해석이다. 실제 경남은행은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이다. BS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 중 어느 쪽이 인수하느냐에 따라 지방금융권의 판도가 뒤바뀌게 된다. 경남은행의 2012년 말 현재 자산규모는 31조3000억원이다.


또 다른 하나의 가설은 BS금융지주 회장직에 누군가를 앉히기 위해 감독당국이 총대를 맸다는 것이다. 통상 정권실세들은 금감원 부원장을 통해 금융권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번에 조영제 부원장이 이 회장의 사퇴를 직접 종용했다는 점도 이 같은 가설을 방증한다. 이 회장에 대한 사퇴 압력이 조 부원장의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하는 금융권 인사는 없다. 청와대나 또 다른 정부 실세의 시그널을 받아 조 부원장이 나섰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얼까. BS 금융지주 회장으로 가고 싶어하는 누군가가 있고 이를 위해 이 회장을 퇴진시키려고 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이 BS금융지주의 최고경영자(CEO) 내부승계 프로그램이 제대로 갖춰있지 않다고 지적한 것도 이미 점 찍어둔 외부인사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 회장이 사퇴 성명을 발표하면서 "후임 CEO는 반드시 내부에서 나와야 한다"고 이례적으로 밝힌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수선한 가운데 비상 근무에 돌입한 부산은행 본점의 한 직원은 취재차 내려간 기자에게 하소연 하듯 물었다. "금융기관 수장을 물갈이 한다카길래 낙하산으로 자리잡은 사람들이나 옷을 벗을 줄 알았지예...부산은행에서 40년 근무한 토박이 이장호 회장을 밀어내는 이유가 참말로 뭐라카대요?". 기자로서도 참으로 궁금한 대목이었다.




노미란 기자 asiaroh@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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