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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세계를 뒤흔든 경제대통령들'-18인의 영광과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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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Book]'세계를 뒤흔든 경제대통령들'-18인의 영광과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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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운용은 비록 이기기 어려운 게임이나 한 순간이라도 포기할 수는 없다. IMF 선임금융시장전문가로 활동한 유재수 박사의 저술 '세계를 뒤흔든 경제대통령들'은 경제정책가 18인의 영광과 좌절을 그리고 있다. 우리가 18인을 통해 역사 속 경제정책을 들여다 보는 것은 현재의 경제정책이 과거에 만들어진 경제정책의 틀과 전혀 무관하지 않아서다. 또한 경제문제는 시대적 배경을 달리 하며 유사한 문제를 되풀이하기 때문이다.


경제정책 지도자의 잘못된 판단은 지도자 한사람의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 국민 전체의 실패로 직결돼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 현명한 지도자의 공통점은 단기적인 유혹에 빠질 수 있는 국민들에게 장기적인 관점을 제시하고, 그에 걸맞는 정책을 통해 국민들을 꾸준히 설득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실례로 클린턴 정부시절 앨런 그린스펀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재직시절 굳건한 지지와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2008년 국제 금융 위기 이후 그린스펀은 '역적이 된 예언자'로 불리며 훗날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경제 정책 운용자에게는 특정시점에서 공과를 따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린스펀과 달리 독일의 슈뢰더 총리는 경제정책 개혁이 반발에 부딪쳐 낙마했으나 나중에 재평가를 받은 사례다. 이에 저자는 "살아 있는 생물을 다루는 경제정책 운용자는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하는 질문을 내놓으면서 "적극적 정부 개입을 옹호한 케인즈와 자유방임주의적 자본주의를 지지하는 하이테크의 시각을 적절히 조화시켜야한다"고 설명한다.

저자가 탐구한 세계적인 경제대통령 18인에는 자크 네케르, 알렉산더 해밀턴, 앨버트 갤러틴, 샐먼 체이스, 세르게이 비테, 데이비드 로이드 조지, 윈스턴 처칠, 지지프 슘페터, 마르 샤흐트, 앤두류 멜런, 헨리 모겐소 주니어, 만모한 싱, 주룽지, 롤라 드 실바, 트레버 마누엘, 게르하르트 슈뢰더, 폴 마틴 등이 망라돼 있다.


2002년 아르헨티나 경제 위기가 지역 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자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였던 엔 크루거에게 자문을 구한다. 이에 엔 크루거가 답한다. "아르헨티나의 재무장관들은 시지포스와 같아서 매번 돌을 밀어 올리지만 돌이 다시 굴러떨어지는데 항상 이전보다 멀리, 그리고 더 안 좋은 방향으로 굴러간다"고 대답한다. 경제 정책 운용이 그만큼 어렵다는 걸 의미한다. 따라서 경제정책담당자들은 모두 시지포스같은 처지로 돌을 굴러떨어지지 않는 상황에 영원히 도달시킬 수 없는 운명을 지녔다.


지난 MB 정부는 '녹색경제'라는 돌을 ,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라는 돌을 선택했다. 녹색경제라는 돌은 '4대강' 사업 등 수많은 후유증을 남기고 경제 전반에 큰 상처를 남긴 채 바다 밑 깊숙히 굴러떨어졌다. 이제는 '창조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돌덩이가 언덕배기 입구에서 언덕을 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창조경제는 훗날 어떤 평가를 받을 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장관 재임기간이 평균 1년여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남덕우 장관 5년, 김용환 장관 4년, 김학렬 부총리 3년 등의 기록이 있기는 하다. 이는 경제정책 운용에 있어 부정적인 측면이 더 크다. 저자는 경제장관의 임기를 길게 유지해 일관성과 책임성을 부여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IMF 도쿄 총회에 일주일 앞두고 재무장관을 교체했다. 이에 다른 나라에서 황당한 사건으로 받아들였다. 일본은 현재 중장기 경제정책의 실패로 불황에 허덕이는 처지다.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을 부분이다.


여기서 우리는 어떤 경제 모델을 필요한 지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정된 모델은 없다. 우선 우리 경제 처지를 명확히 살피는데서 출발한다. 다시 한번 세계의 경제대통령들의 정책을 점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세계를 흔든 경제대통령'/유재수 지음/삼성경제연구소 출간/값 2만2000원>




이규성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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