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신문사 논설위원이었던 에드윈 블리스(Edwin Bliss)는 '슬기로운 시간경영'이란 책에서 미국의 성공한 상원의원과 최고 경영인들의 시간활용법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주목할 만한 것은 이들이 '시간을 귀중하고 제한된 자원'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시간은 사람에 따라 살아 있기도 하고 아무 의미도 없이 죽은 것이 되기도 한다. 죽어 있는 시간을 살아 있는 시간으로 만드는 것, 이를 '시간의 창조'라고 한다. 또 시간은 집중할수록 더욱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흐르며 그 속도는 더욱 빠르게만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모든 생활환경이 급속하게 변하듯이 우리의 기업환경도 급속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런 환경의 변화에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생존할 수 있을까.
최근 '워크스마트(Work Smart)'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왜 워크스마트인가. 과거 산업혁명 시대에는 대량생산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현재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서는 창의성을 갖고 남들과 다르게 일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는 창조경영 시대, 초고속 IT산업이 지배하는 스마트 시대에 워크스마트는 글로벌 스탠더드가 돼 가고 있다.
워크스마트는 기존의 관행과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탈피하고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이는 개인과 기업의 창조적 여력을 확보하고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방법적ㆍ절차적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시켜 무한경쟁 사회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필자는 민간기업에서 오랜 시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 지금은 공기업에 몸담고 있는데 공기업에도 훌륭한 인재들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규범과 절차에 따른 투명하고 공정한 업무처리 등에 있어 글로벌 수준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소 부족한 것은 업무속도와 효율성이다. 그래서 업무속도를 높일 수 있는 스마트 경영을 생각하게 됐다.
특히 워크스마트는 창의성을 기반으로 일에 대한 강약을 조절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 또한 직원들의 피로는 줄이고 만족도는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전사적으로 워크스마트 추진계획을 마련해 39개 분야에 대한 전면적인 일 관행의 축소 내지 조정을 단행, 업무에서의 경쟁력과 시간경제를 달성할 수 있는 기초를 다져가고 있다.
올해는 이를 더욱 확대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손잡고 중장기 과제를 포함한 워크스마트 실행전략을 마련하는 한편, 부가가치가 낮고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는 '워크다이어트(Work Diet)'를 지속 추진해 스마트한 조직, 일과 사람이 함께 움직이는 창조적인 조직을 구축해 가고 있다.
아울러 근로시간 선택형 유연근무제, 시차 출퇴근형 유연근무제 등 근로시간 제도의 개선도 추진했다. 유연근무제 운영으로 주요 시간(Core-Time) 외에는 주 40시간 이내에서 요일별로 개인이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정책과 국제노동기준에도 부응하는 것이기도 하다. 유연근무제를 잘 활용하면 업무집중도는 높이고 개인과 회사의 시간활용은 극대화해 시간경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시간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고 한다. 시간은 단순한 자연의 흐름이 아니다. 시간은 곧 돈이고 그 자체가 경제의 본체이다. 같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 밀도 높은 시간활용은 개인이나 조직의 경쟁력이다. 특히 공기업의 효율성 제고는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행복과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첩경이다. 비용절감, 생산성 및 업무만족도 제고, 일과 가정의 양립지원 등의 문제들은 시간경제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제 시간경제를 눈여겨봐야 할 때다.
김선규 대한주택보증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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