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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민경제자문회의, '코드'를 넘어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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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재구성되어 박근혜정부 들어 첫 회의를 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청와대에서 민간 위촉위원 30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의장으로서 첫 회의를 주재했다. 박근혜정부에서 이 자문기구가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게 될지 관심을 끈다.


박근혜정부는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경제와 관련된 대통령 직속 위원회 중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만 놔두고 다른 것들은 다 없앴다. 예컨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국가브랜드위원회, 미래기획위원회, 녹색성장위원회 등을 폐지했다. 경제 분야의 대통령 자문기구가 국민경제자문회의로 일원화된 셈이다. 그 구성도 창조경제ㆍ민생경제ㆍ공정경제ㆍ거시금융의 4분과 체제로 함으로써 박근혜정부의 경제 분야 국정과제에 부합시켰다. 이명박정부 때 유명무실했던 이 자문기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뜻이 읽힌다.

사실 행정부 경제관료 조직과 별도로 이런 대통령 직속 경제 분야 자문기구가 있어 제 역할을 충실히 할 필요가 있다. 그 역할은 경제정책을 직접 담당하는 경제관료의 관점이나 사고의 틀 밖에서 보다 자유롭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정부의 경제정책을 관찰하면서 그에 대한 평가 의견이나 새로운 정책 제안을 대통령에게 직접 전하는 일일 것이다. 이런 자문기구의 실제 역할은 대통령이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대통령 못지않게 위촉위원들의 태도도 중요하다. 대통령과 코드나 맞추려고 해서도 안 되지만, 개인의 독선적인 의견을 관철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 국가 경제의 큰 흐름에 비추어 대통령의 생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직언도 해야 한다. 편벽된 개인의 소신을 앞세우기보다 국민 여론과 현장의 소리를 귀담아듣고 전문적인 식견을 보태어 대통령의 정책 판단에 도움이 되는 자문을 해야 한다.

어제 회의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ㆍ삼성경제연구소ㆍ매킨지ㆍ골드만삭스가 공동 작성한 '한국경제 보고서'가 회람됐다. 이 보고서는 우리 경제가 성장과 분배 양 측면에서 갈수록 나빠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대로 가면 앞으로 저성장 시대가 최소 30년 이상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가 현 정부 임기 5년의 성과에만 급급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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