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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펀드도 창조경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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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펀드도 창조경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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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리스크에 갇히지 않으려면 펀드 산업에도 창조경제가 필요한 시기다."


최근 만난 자산운용사 대표는 향후 펀드 산업에 대해 이렇게 지적했다. 나이 든 부모님을 부양하기를 원치 않는 자녀가 늘고 있는 데다 고령화 세대를 위한 연금복지도 낙후된 수준이라고 말을 이었다. 선진국들처럼 라이프 사이클에 맞는 다양한 펀드 상품들을 통해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월 '고령화와 고용정책' 보고서에서 2011년 기준 한국의 실질 은퇴연령이 남성은 71.4세, 여성은 69.9세라고 발표했다. 조사대상국 가운데 멕시코(남성 71.5세ㆍ여성 70.1세)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1%나 되는 '초고령사회' 일본(남성 69.4세ㆍ여성 66.7세)보다도 높다. 반대로 서울시복지재단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평균 연령은 52.6세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바꿔 말하면 제대로 된 일자리에서는 일찍 밀려나고 생계 등을 위해 일흔이 넘어서까지 일을 한다는 얘기다.

이 시점에서 금융권의 가장 중요한 효용 기능 중 하나(특히 자산운용의 기능)에 대해 짚어 보자. 저축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노후보장이다. 이를 통해 볼 때 자산운용사의 가장 중요한 책임 중 하나는 바로 노후자산을 제대로 운용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운용할 수 있는 재원조차 제대로 확보할 수 없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호주만 해도 한국과 비슷한 시기에 급속한 고령화를 겪고 있지만 노후자산을 마련하기 위한 연금제도는 이미 합리적이다. 호주는 뮤추얼펀드의 70~80% 정도가 퇴직연금 재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 역시 50% 선에 이른다. 하지만 한국은 퇴직연금의 약 5~7%만이 펀드에 속해 있다. 퇴직연금 자금의 대부분이 대형 은행과 보험사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은 고용노동부가, 자산운용업은 기획재정부가 각각 나눠 관장하는 구조로 인해 펀드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여의치 않다. 그동안 자산운용 업계가 여러 차례 제도 개선을 요청했지만 자금의 안전성 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 자산운용 시장은 성장의 한계에 봉착하며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2012 사업연도 자산운용사 영업실적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84곳 중 33.3%인 28곳이 적자를 냈다. 자산운용사 10곳 중 3곳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셈이다. 이 중 국내사는 20곳, 외국계는 8곳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조차 한국 진출 5년여 만인 지난해 11월 철수를 결정했다. 진출 당시 "한국에서 향후 5~10년 안에 자산운용업은 금융업 중 가장 강력한 비즈니스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시작했지만 매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내달 4일이면 취임 100일을 맞는다. 지난 2월25일 취임한 박 대통령은 제1 국정기조로 경제부흥을 내걸었다. 하지만 저성장, 저금리, 고세금과 함께 고령화 문제는 한국 경제의 발목을 붙들고 있다. 자산운용 업계에 아직 온기가 돌지 않는 게 당연한지도 모른다. 이곳저곳에서 IMF 외환위기 때보다 어렵다는 말까지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노후자산 증대를 위한 합리적인 제도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업계에서도 당연히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 라인업과 장기간 펀드 운용에 합당한 전문성과 높은 윤리의식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미국과 호주 모두 퇴직연금 펀드 등을 통해 시장을 성장시켜 왔고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창조경제, 타산지석이 바로 여기에 있다.






김종수 증권부장 kjs333@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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