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양적완화(QE) 정책이 종료될 것이라는 관측이 돌면서 모기지담보증권(MBS)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미 연준이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줄일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MBS의 매도가 봇물을 이뤄 미국 주택구입자들이 대출 부담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1조3000억달러 규모의 MBS 시장은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의 핵심 수단이다. 연준은 금리를 억제하기 위해 매월 400억 달러의 MBS를 사들이고 있다.
최근 MBS 가격은 지난 1년 넘게 보지 못한 수준으로 급락, 연준의 최근 채권매입이 시작된 지난해 9월 보다 더 떨어졌다.
이날 MBS 가격은 훨씬 더 급격하게 떨어졌다. 3% 쿠폰이자를 지급하는 MBS는 액면가의 101 이하로 내려갔다. 이달 초 고점 105에서 급격히 하락한 것이다. 이 같은 가격하락은 투자자들의 자본잠식을 초래하는 만큼 추가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 3.5%의 쿠폰이자를 지급하는 최고 인기의 MBS는 액면가 대비 107에서 104까지 하락했다.
이같은 가격 하락을 주도한 것은 부동산투자신탁 업체들와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이 적극적인 매도 탓이다.
미국 모기지 시장과 국채 시장은 강력한 상호작용을 갖는다. MBS 보유자들은 MBS 가격 하락을 미 국채를 매도해 위험 부담을 줄인다. 이에 따라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대비 16bp 높은 2.17%까지 올랐다.
CRT 캐피탈의 데이비드 아데르는 “MBS 시장이 특히 걱정스럽다, 그래서 QE 축소에 더 민감하다”면서 “모두들 미국 국채가 취약하다고 생각하지만 국채 시장뿐 아니라 다른 자산군들도 연준의 관대함에 매우 의존해왔다”고 설명했다.
MBS 수요 감소는 향후 MBS를 발행할 때 더 높은 이자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해야한다는 의미다. 이는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이들이 부담해야 하는 금리를 끌어올린다.
국영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이달 30년만기 모기지 금리는 3.35%에서 3.59%로 상승했다. 신규 주택 구입자들의 대출 금리를 높일 뿐 아니라 현재 모기지를 차환하는 이들의 부담도 늘어나게 된다.
리차드 질훌리 TD 증권 투자전략가는 "시장이 연준의 다음 움직임에 대한 추측에 몹시 예민하다"며 "연준이 시장에 혼란스러운 경고를 주는 것 보다는 명료한 신호를 주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