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자동차 대신 모바일 기기로 옮겨가는 젊은이들의 관심을 붙잡기 위해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연동하려는 자동차 업체들의 노력이 위기에 봉착했다.
운전자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교통당국과 자동차 회사의 이익이 충돌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 '스마트카'의 미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 업계와 규제당국간의 줄다리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이목을 끌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는 최근 미국 고속도로 안전관리국(NHTSA)가 제시한 자동차 안전 가이드 라인 준수를 거부했다.
NHTSA가 지난 4월말에 제시한 가이드라인은 최근 자동차 업체들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장비를 겨냥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운전자들이 차량 탑승 중 소셜네트워크(SNS)나 페이스북, 티위터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다른 스마트폰을 차량용 엔터테인먼트와 연동할 수 있도록 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반면 NHTSA는 차량 정지시나 변속기를 중립으로 놓았을 경우에만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글을 올리거나 SNS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상통화, 문자 전송등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가이드라인은 심지어 주행중에는 SNS 화면이나 문자메시지를 아예 보여주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이 가이드 라인은 퇴임이 예정돼있는 레이 하후드 교통부 장관이 주도한 정책이다.
데이비드 스트릭랜드 NHTSA 사무총장은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부분의 규제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런 시스템들이 운전자의 시선을 끌고 핸들로 부터 손을 떼게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받았다. 이는 대단히 위험한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NHTSA는 이런 장비를 사용할 경우 차량 충돌 확률이 3배나 높아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업계를 대변하는 자동차협회측은 NHTSA의 규제 시도가 지나치다며 불만을 늘어놓았다.
휴대폰을 자동차 시스템과 통합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주장이다. 커넥티드 카 규제가 오히려 운전자들이 운전 중 한손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일을 늘려 더 위험하다는 근거다.
GM산하 부품업체 델파이의 제프 오웬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자동차에 보다 더 다양한 통신기능을 요구하는 것은 고객들이다"라면서 "안전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야하는 고민을 안게 됐다"고 말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