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푸크스 BFAM파트너스 최고 경영자
韓시장, 주식보단 채권 매력..금융·공사채 투자기회 커져
[홍콩=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엔화 약세는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일본 증시의 '엔저 탄력'은 1년 내에 끝날 것으로 본다."
벤자민 푸크스 BFAM파트너스 최고경영자 겸 최고투자책임자(사진)는 지난 13일 홍콩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당장은 엔저로 인해 한국 기업 및 증시가 타격을 받고 일본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겠지만 그 효과는 1년 이상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엔저 탓에 석유 등 에너지 수입 비용이 급증하는 등 구조적인 문제가 점차 부각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특히 "중장기적으로 보면 물가는 오르고 경제 성장은 멈췄던 1970년대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때보다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4월 노무라에서 분사한 BFAM은 현재 4억5000만US달러(약 5000억원)를 운용중인 홍콩계 헤지펀드다. 푸크스 대표는 리먼브러더스, 노무라 등에서 아시아시장 투자 책임자를 지낸 아시아 투자 전문가다.
아시안 로컬 헤지펀드 입장에서 한국 주식시장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푸크스 대표는 향후 1년 내에는 매력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증시는 당분간 일본의 엔화 약세와 중국의 내수시장 둔화 등 부정적인 영향 하에 있을 수밖에 없다"며 "단정적인 일본 롱(매수)-한국 쇼트(매도)는 아니더라도 단기적으로 일본 주식이 매력적인 상황이어서 한국 주식은 상대적으로 중립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전후로 저평가돼 있다는 국내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과거 일본에서 PBR 0.3배 수준의 증시 저평가에 더 이상은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들어간 투자자들의 예상을 깨고 0.2 이하로 더 빠지며 손실을 본 상황을 교훈 삼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 "한국의 경우 통화 및 세금 관련 규제가 심해 거래비용 및 시간 등에 제약이 있다"며 "이 역시 외국인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물 채권에 대한 매력은 높게 평가했다. 푸크스 대표는 "산업은행(KDB)·국민은행·한국전력·한국도로공사 등 금융채와 공사채에 대한 투자매력이 커졌다"며 "한국물 채권에 대한 수요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한국의 공매도 문제에 대해 그는 "제대로 굴러가는 회사라면 공매도를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공매도를 결정하는 외국인 역시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염두에 두고 있으므로 합당한 이유 없이 무턱대고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김유리 기자 yr6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