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일본 국채금리가 역주행하고 있다.일본중앙은행(BOJ)의 대규모 돈풀기로 일본의 환율과 주식시장이 고공행진 중이지만, 일본의 국채시장은 인기가 시들한 모습이다.
미국의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현지시간) BOJ의 야심찬 통화완화 정책이 뜻밖의 난관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최근 일본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성장의 걸림돌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10조달러 규모의 일본 국채시장은 지난달 4일 BOJ의 양적완화 프로그램 발표 이후 서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BOJ가 15년간 장기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양적완화 카드는 이미 실물 경제에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선 닛케이225지수가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1월 이후 처음으로 1만5000선을 돌파했다. 엔화 약세가 계속되면서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주가지수를 끌어올린 것이다.
엔화 약세와 주식 강세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을 일본시장으로 이끄는 것이 정상이다. 이 때문에 BOJ가 대규모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한 이후 일본 국채 수익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국채 수익률은 예상을 빗나가고 있다. 일본의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양적완화 프로그램 발표한 날 0.315%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15일 0.920%로 치솟았다. 지난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일본의 대형 상업은행 3곳은 주택대출과 회사대출 등의 주요 금리를 올리고 있다. 10년만기 주택대출 금리는 지난달 1.35%에서 이달들어 1.4% 인상됐다. 모기지금리는 추가로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치바은행의 히데토시 사쿠마 사장은 "보통 경제가 개선되면 장기금리는 인상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그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BOJ의 통화완화 정책이 시행된지 한달 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효과를 논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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