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인 '니미츠호'(9만7000t급)가 부산에 입항했다. 한미 양국이 천안함 피격사건이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해상훈련을 위해서다.
11일 부산에 입항한 니미츠호는 길이만 332m로 너비 76m인 축구장 3배 넓이의 비행갑판을 갖추고 있다. 높이는 23층 건물과 맞먹는다. 니미츠호는 최고 속력 30노트(시속 56km)인 이 항모는 2기의 원자력발전기를 갖추고 있어 재충전 없이 20년간 운항할 수 있다.
유도 미사일과 요격 미사일 등 첨단무기로 무장하고 슈퍼 호넷 전투기(F/A-18E/F)와 조기 경보기(호크아이 2000), 전자 전투기(EA-6B), 공격용 헬기 등 항공기 80여대를 탑재하고 있다. 항모주위에는 항모항공여단(CVW), 항모타격단(CSG)을 비롯해 이지스 구축함인 몸센·프레블함, 미사일 순양함 프린스턴함 등이 항상 배치된다.
지난달 19일 샌디에이고 항을 출항한 니미츠호는 지난 3일 7함대의 해상작전 책임구역에 진입했다. 7함대 작전구역은 일본 요코스카를 중심으로 하는 북서 태평양 지역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13일까지 부산에 머물고 다음 주부터 남해와 동해 일대에서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한다. 한국 해군도 이지스 구축함은 물론 해상초계기(P-3C), 214급(1800t급) 잠수함, 한국형 구축함(4200t급)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마이클 화이트 니미츠 항모전투단장은 "미 해군은 한국 해군과 매년 15∼16차례 훈련을 하고 있으며 이번 방문도 정례 훈련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미 해군은 현재 니미츠급 항모 10척과 엔터프라이즈급 항모 1척을 운영 중이다. 미국의 항모역사에서 엔터프라이즈급이 1세대라면, 니미츠급은 2세대에 해당한다.
다른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P5)도 이미 항모를 보유하고 있다. 2만2천t급 항모를 한 척 운영 중인 영국은 현재 2척을 추가로 건조 중이고, 프랑스도 4만2000t급 항모를 한 척 운영 중이다. 러시아도 랴오닝함과 같은 쿠즈네초프급 항모 한 척을 갖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 항모만 핵 항모일 뿐 영국, 러시아, 중국 항모는 모두 디젤 엔진 등 재래식 동력을 쓴다.
P5 외에도 항모 보유국이 적지 않다. 아시아에서는 인도와 태국이 이미 재래식 항모를 한 척씩 보유하고 있다. 인도는 추가로 두 척의 항모를 건조 중이다. 이 밖에도 이탈리아가 2척, 스페인과 브라질이 각각 한 척의 항모를 운영 중이다. 아르헨티나는 과거 항모를 운영했으나 퇴역 후 다시 항모를 제작하거나 구입하지 않고 있다.
이 밖에도 일본도 실질적으로 항모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항모와 유사한 배수량 1만4000t급인 '헬리콥터 호위함' DDH-181을 보유하고 있고 2014년에는 배수량 2만4000t의 DDH-181을 진수할 예정이다. 이들 함정에는 전투기 이착륙이 가능한 갑판이 있으며 이착륙 거리가 짧은 F-35를 운영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배경에서 중국은 P5인 자국이 항모를 갖춘 것은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당연한 일이라면서 자국 항모 취역을 우려하는 주변국의 시선은 '이중잣대'에 기반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랴오닝호가 동아시아의 첫 항모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태국과 인도가 이미 정규 항모를 보유하고 있고 일본도 실질적으로 항모를 보유했다"고 지적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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