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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동자, 웃기면서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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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동자, 웃기면서 울렸다 개그맨 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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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보조 청년..돼지 멱따는 소리로 개그맨 공채 합격했죠"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지난 5일 어린이날, 대학로 극장 '웃찾사 스투홀'에 배꼽 빠질 정도로 '웃음'이 가득 찼다. '옥동자', '마빡이'로 유명한 개그맨 정종철이 들려준 자신의 인생 이야기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아시아경제신문이 주최한 '웃음바이러스 캠페인' 중 스타웃음강좌의 첫 강연자로 등장한 정종철은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며 관객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았다. 이번 웃음 특강과 개그프로그램인 '웃찾사 콘서트'는 저소득층ㆍ다문화 가정 등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 공연 행사다.


저녁 7시부터 시작한 강연에서 정종철이 얘기한 '인생'과 '웃음'은 특별한 데가 있었다. 스스로 '광대'라고 자칭하는 정종철에게선 어린 시절 아버지의 부재로 일찍이 돈벌이에 나서야 했던 과정들 그리고 '개그맨'의 꿈을 버리지 않고 부단히 노력하고 도전했던 모습들이 읽혀졌다. 그는 "어릴 적 크게 부유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어렵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다만 스물 한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일찍 돈을 벌어야 했다"며 "주방 보조로 고2 때부터 24살까지 일했지만 '개그맨'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종철은 개그 수업을 받았다거나 정식 입문절차 없이 2001년 KBS에 개그맨 공채로 입사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타고난 웃음꾼이었다. 서울 상계동 한 교회를 다니던 시절 교회 행사는 늘 그의 개그 독무대가 됐을 만큼 인기를 모았다. 자신을 얻은 정종철은 중 2때부터 '개그맨'의 꿈을 마음속에 지니게 됐다. 가정 형편상 아르바이트로 주방 보조 일을 하면서도 그 꿈은 늘 가슴에 맴돌았고, 공채 시험 기회가 왔다. 평소 스스로 익혀온 기차소리, 비행기 소리, 돼지 멱따는 소리 그리고 소스라치게 웃기는 얼굴 표정으로 그는 큰 어려움 없이 공채 시험에 합격했다.


정종철, 아시아경제 '웃음바이러스캠페인' 첫 강연

옥동자, 웃기면서 울렸다 지난 5일 대학로 웃찾사스투홀에서 열린 아시아경제 '웃음바이러스' 캠페인 공연에 온 관객들이 개그맨 정종철의 특강을 들으며 활짝 웃고 있다.


그는 어린이들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조언한다. "미래를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반드시 구체적인 계획을 구상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한 걸음씩 노력해 나간다면 반드시 기회가 찾아온다"는 얘기다.


후배 개그맨 최효종과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정종철은 "2002년 대학로에서 한창 공연을 하고 있을 시절 한 중학생 친구가 유료공연을 하루도 빠짐없이 보고 있어서, 오지 말라고 설득했다. 헌데도 '정종철과 같은 개그맨이 되겠다'며 찾아왔다. 그에게 나중엔 공짜티켓을 주고 심부름도 시켜가며 지낸 적이 있다"면서 "그가 바로 최효종"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한번 이상의 기회는 온다"면서 "기회를 잡으려면 늘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그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옥동자몰'과 함께 '몸짱'으로 거듭난 그는 운동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는 "아버지를 떠올리면 목욕탕에서 봤던 청년의 넓은 어깨에 역삼각형의 등을 가진 모습이 남아 있다"면서 "그런데 거울을 보니 내 몸은 '100일 된 유아용 모습'이었고 아들에게 이런 모습으로 기억되기가 싫어 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운동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몸이 바뀌니 인생도 바뀌게 됐다"며 "인생의 주인공은 나를 바라보는 '여러분'이며, 자기 자신을 위해 시간을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2년여간 다이어트 쇼핑몰 '옥동자몰'을 운영하며 사업가로서도 활동 중인 그는 개그와 재치있는 입담으로 여러 학교와 기업체에 강연자로도 나서고 있다


그에게 '웃음'이란 무엇일까? 그는 '나눔'이라고 답했다. 무대 위에서 그가 선보이는 웃음과 개그는 그의 밥벌이다. 동시에 지금 이렇게 살아올 수 있었던 과정 자체가 "청소년들에게는 원하는 일을 최선을 다해 지키고 살아가는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는"듯하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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