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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탁 한국언론학회장 "라디오 나왔다고 책이 죽던가? 인터넷 판쳐도 신문은 전문화로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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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정기 학술대회 10~11일 여수서..'소통'에 대한 열띤 토론

김정탁 한국언론학회장 "라디오 나왔다고 책이 죽던가? 인터넷 판쳐도 신문은 전문화로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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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활자시대에 라디오라는 뉴미디어가 나왔지만 책은 죽지 않았다. TV도 올드미디어이지만 아직 건재하다. 다 각자의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뉴미디어가 등장하면 기존의 미디어들은 과거의 영화를 누리지는 못하겠지만 그 상황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빨리 찾아야 한다. 신문은 속보나 스트레이트 뉴스 경쟁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진 전문성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최근 뉴욕타임즈가 흑자를 낸 이유도 이 '전문성'에 있다."


김정탁 한국언론학회장(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사진)이 내다보는 신문의 미래는 빛과 어둠이 함께 있다. 인터넷의 발달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의 활성화로 신문의 위기를 점치는 이들이 많지만 미래 사회에도 신문 고유의 역할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단, 그러려면 반드시 '전문성'이 전제돼야 하는데 사실 그게 어려운 일이다. "기자들 중에는 정보원 말을 그대로 전달만 하는 '포터(Porter)'가 꽤 있는데 그게 아니라 제대로 된 '리포터(Reporter)'가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주문이다.

뉴스 분야에서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포털의 영향력이 강화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교수는 '전략 실패'라고 분석했다. 그는 "언론들이 치열한 경쟁 때문에 너무 빨리, 너무 쉽게 포털에 문을 내준 것이 실책"이라며 "경영진들이 수익구조를 찾기 위해 좋은 콘텐츠를 싸게 팔아넘겼는데, 그거야 말로 단견(短見)이다"고 지적했다.


신문사 기자를 거쳐 1985년부터 모교인 성균관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것이 올해로 벌써 햇수로 29년째로, 일생을 언론학자로 살아온 김 교수가 최근 들어 유난히 활기가 넘치는 이유는 10~11일에 진행되는 한국언론학회 봄철정기학술대회 때문이다. 예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참가자는 둘째치고,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 학계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보통 학회의 평균 참가인원은 200명 정도여서 250명만 넘어도 대성공이라고 하는데 이번 학술대회에는 500명이 넘게 참가한다. 예상도 못했던 일이다. 인문, 사회계열 합쳐서 학회에서 이 정도 기록은 전례가 없던 일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회원들의 참여가 높은 이유로 우선 '주제'를 꼽았다. 이번 학회의 대주제는 '소통(疏通):매체를 넘어 인간으로'다. 기존의 학회에서 인터넷, SNS 등 주로 뉴미디어의 기술적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인문학으로 범위를 넓혔다. 오늘날 '소통'이 시대의 지배담론이 돼 있는 것이 첫번째 이유고, 사회과학적 패러다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둘째 이유다.


김 교수는 "사회과학이 할 수 있는 것은 객관적 조건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만족은 객관적인 문제가 아니라 주관적인 것이다. 과거보다 객관적 조건은 훨씬 나아졌는데 사람들의 현실 만족도는 갈수록 떨어진다. 우리나라는 절대 빈곤에 벗어난 정도가 아니라 세계 최고의 의식주를 갖추고 있지만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다. 여기서 더 잘 살아보겠다고 하는 것은 우리보다 약한 사람들을 윽박지르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것이다. 기존의 정치, 경제 패러다임을 넘어서서 문화 패러다임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에 이번 주제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제뿐만 아니라 논문의 접근법도 달리 했다. 대부분의 교수들이 관습적으로 미국식 경험실증주의에 맞춰 논문을 구성하고 있는데, 김 교수는 이를 탈피해 이번 학회에서는 다양한 양식의 논문을 요구했다. "군인이 전쟁에서 이기려면 다양한 무기가 있어야하지 않나. 학자들에게는 연구 방법론이 곧 무기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식 방법으로 단일화돼 있다. 이런 방식은 잔챙이 학자들을 많이 길러낼 수 있을 진 몰라도 대(大)학자를 키우지는 못한다. 이게 곧 한국 대학 교육의 위기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교수에 대한 평가를 논문 양으로만 하는 제도도 문제다."


김 교수가 제시한 문제들은 단순히 학회 차원에서 끝날 이야기는 아니다. 일상적으로 미디어를 접하고, 미디어를 통해 소통하면서도 우리는 '소통'에 갈증을 느낀다. 무엇이 빠진 것일까. "지금까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면 기술적인 부분에만 접근했다. 그러다보니 뉴미디어가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사회과학적인 요소에 인문학적 패러다임을 보태야 한다. 우리들의 의식이 중요한 것이지 매체는 보조적인 수단에 불과하다. 어떠한 매체든 기술의 확장뿐만 아니라 '가치'의 확장이 중요하다. 스티브 잡스가 했던 것처럼 말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
사진=백소아 기자sharp2046@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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