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는 750만 관중을 내다본다. 달성은 조금 힘들어 보인다. 예상보다 쌀쌀한 날씨가 길어지면서 관중 동원에 제동이 걸렸다. 형편은 5월 들어 조금 나아지고 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만원경기가 속속 나타난다.
그런데 이번엔 다른 요소가 적잖게 발목을 잡는다. 인기 구단의 부진이다. 롯데가 대표적이다. 리그 전체의 장타력이 살아나면서 특유 지키는 야구가 난관에 부딪혔다.
사실 롯데만의 문제는 아니다. 상위 구단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각 팀 마무리들은 모두 한 차례 이상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단독 선두 KIA의 앤서니 르루가 2개를 저질렀을 정도. 불펜은 아직도 안정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우승후보 1순위의 최대 약점이다.
2000년대만 해도 우승의 조건은 까다롭지 않았다. 특히 마운드는 확실한 선발투수 3명과 수준급 불펜 2~3명이면 충분했다. 올 시즌은 그런 팀이 보이지 않는다. 특히 불펜 쪽이 그러하다.
3연패를 노리는 삼성은 중간계투의 힘이 크게 떨어졌다. 정현욱의 자유계약선수(FA) 이적과 안지만의 수술 후유증, 권오준의 공백 등으로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선두 KIA도 다르지 않다. 최희섭, 이범호 등의 복귀와 김주찬의 영입으로 막강한 타선을 자랑하나 허술한 불펜으로 좀처럼 독주를 나서지 못한다.
두산은 젊은 층으로 라인을 구축한 가운데 정재훈와 이재우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넥센도 송신영을 긴급수혈하는 승부수를 띄우며 보강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프로야구를 보는 시각과 이기는 방법은 각양각색. 리그마다 그들만의 야구 풀이와 방법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메이저리그는 많은 부분을 선수에게 맡긴다. 일본은 데이터를 중시하면서 선수들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한국 프로야구는 필승계투조 구성에 신경을 많이 기울인다. 상위권과 중위권 팀은 대개 선발, 수비, 주루, 공격력 등이 비슷하다. 순위의 차이는 대부분 불펜에서 결정된다. 과거 SK는 정대현, 송은범, 엄정욱, 박희수, 정우람, 이승호, 전병두로 이어지는 철벽 계투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삼성도 안지만, 권혁, 권오준, 정현욱, 오승환으로 이어진 조합을 앞세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는 프로야구가 성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리그에선 도루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근래 한 시즌 70~80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는 선수는 찾아볼 수 없다. 100타점 이상을 기록하는 선수 역시 드물다. 시즌 초 한화, NC의 동반 부진으로 전체 수준이 내려갔단 지적이 많았지만 급성장의 흐름은 분명 다양한 곳에서 발견된다.
화창한 봄을 알리는 5월 프로야구는 필승계투를 갖춘 팀에게 미소를 안길 것이다. 그 조합이 늦어지는 구단은 우승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우승권에 빠르게 다가가는 팀은 어디가 될까. 그 레이스에 이목이 쏠린다.
마해영 XTM 프로야구 해설위원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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