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민 카이스트 교수, 프로테아좀복합체 3차원 구조 연구…암, 뇌질환 등 치료제 개발 길 열려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단백질분자도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관찰하고 고해상도 3차원 구조를 분석할 수 있게 됐다.
한국과학기술원(총장 강성모, 이하 카이스트)는 의과학대학원 김호민 교수가 바이오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 세포 내 단백질 분해를 맡는 프로테아좀(proteasome) 복합체의 고해상도구조를 밝혀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내용은 세계 최고권위의 학술지 ‘네이처(Nature, IF= 36.28)’ 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우리 몸은 단백질의 생성과 소멸로 세포 내 여러 작용들을 조절하고 항상성을 이어간다. 프로테아좀복합체는 폐기물 처리시설처럼 세포 안에 있는 불필요한 단백질들을 제때 없애주면서 생체조절의 핵심기능을 맡고 있다.
그러나 프로테아좀복합체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사람에게 생기는 주요 질병인 암, 퇴행성뇌질환, 면역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벨케이드(Velcade)가 프로테아좀기능을 억제해 암세포분열을 막는 항암제로 약효가 더 좋고 부작용이 적은 항암제 및 질병치료제개발을 위해 프로테아좀복합체 관련연구가 20년 이상 이뤄지고 있다.
30여개의 단백질이 모여 만들어진 프로테아좀복합체의 경우 매우 크고 구조가 복잡해 기능을 이해하기 위한 3차원 구조분석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널리 쓰여왔던 단백질 구조분석기술인 단백질결정학기술 대신 바이오 투과전자현미경 안에 얼려진 단백질샘플을 넣고 수백 장의 사진을 찍어 여러 각도에서 찍힌 단백질사진을 고성능컴퓨터로 분석, 프로테아좀복합체의 3차원 구조를 밝혀냈다.
이 기술은 단백질결정학을 이용한 방법보다 적은 단백질샘플로 분석할 수 있으며 크기가 아주 큰 복합체분석도 쉬운 장점이 있다.
김호민 카이스트 교수는 “프로테아좀복합체 조립과정이해 및 3차원 구조규명은 생체 내 단백질 소멸조절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를 활용한 신약개발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국내 처음 들여온 바이오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한 고해상도 단백질 구조분석은 기존의 단백질 결정학 기술로 접근이 어려웠던 매우 큰 단백질복합체의 구조분석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백질결정학 기술과 바이오 투과전자현미경기술을 보완적으로 쓰면 여러 단백질복합체 3차 구조연구에 큰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김 교수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있을 때부터 해온 연구로 이판 쳉(Yifan Cheng) 교수 지도를 받았으며 하버드대, 콜로라도대와 공동으로 이뤄졌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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