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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뷰]이번엔 핵 카드를 꺼내든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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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근철 기자]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취임이후 일본은 마치 폭주 기관차를 연상시킨다. 아베 총리가 앞장서고 일본의 우익세력이 밀어주는 '일본 열차'는 우경화 노선을 타고 거침 없이 달리고 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들의 목적지는 뻔하다. 군사력으로도 아시아를 호령했던 '대일본 제국'이 그리울 것이다.

실제로 아베 정권은 이를 위해 방해물을 하나씩 제거하고 있다.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나 침략 부정 발언 망언이 마치 잘 짜여진 각본처럼 꼬리를 무는 것이 우연이 아니다. 아베총리는 개헌론까지 공론화했다. 평화헌법은 일본의 전력(戰力) 보유 금지와 국가 교전권 불인정이 골자다. 2차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의 업보다. 그런데도 아베 총리는 지난 1일 "우리나라의 헌법이기에, (한국이나 중국에) 하나하나 설명할 과제는 아니다"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일본의 재무장을 위한 치밀한 시간표에 따른 행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아니나 다를까. 아베 정부와 일본 우익이 준비해놓은 회심의 카드가 하나 더 등장했다. 이번엔 핵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일본의 핵 프로그램이 미국을 흔들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일본이 로카쇼무라에 무려 210억 달러(약 23조1189억원)를 쏟아 부어 건설한 핵 연료 재처리 시설을 가동할 것이란 보도다. 신문은 이 시설에서 핵 탄두로 사용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매년 9t이나 생산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핵무기 2000개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물론 일본 정부는 누누이 평화적인 핵 이용을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밀월 행보를 보이고 있는 미국조차 이말을 그대로 믿지 못한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미국 정부도 내심 당황하고 있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대지진 이후 핵 발전소 50여개 중 2개만을 남기고 폐쇄했다. 백악관은 일본의 로카쇼무라 프로젝트도 이때 사실상 중지 된 것으로 여겼다고 한다. 게리 새모어 전 백악관 다량살상무기(WMD) 정책조정관조차 "우리는 이 시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일본은 눈에 띄지 않게 로카쇼무라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등 핵 관련 기술 강화에 오히려 박차를 가했다. 자국내 원전을 폐새했던 일본 정부가 총력 로비를 벌여 프랑스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터키에서 22조원대 원전 수주를 따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미 정부가 거부감을 보이고, 반대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일본의 속보이는 핵 개발 전략이 동북아 지역의 무차별적인 핵 개발 경쟁을 촉발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 주 프랑스의 한 기업과 새로운 핵 연료 재처리 시설을 설립하기로 했다. 그 규모가 바로 로카쇼무라 핵 연료 재처리 시설과 같다.


미국의 우려에도 일본은 그대로 밀어부칠 기세다. 이미 일본은 1988년 개정해둔 미국과의 원자력협정에서 핵 연료재처리 등에 대해 포괄적 동의를 받아둔 상태다. 아베 정부의 우경화 프로젝트는 자신들의 시간표만 바라보고 어김없이 달리고 있다. 주변은 아랑곳 하지않는 그 역주행이 두렵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




김근철 기자 kckim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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