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3월 경상수지가 49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다. 1분기 누적 흑자액도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엔저에 따른 영향이 반영된 뒤에도 이런 흐름이 유지될 지는 미지수다. 한국은행은 2분기 이후 엔저의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9일 한은이 발표한 '3월 국제수지' 잠정치를 보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49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11월 69억1000만달러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20억달러대에 그친 1, 2월의 흑자폭을 고려하면 두 배 남짓 흑자폭이 늘었다.
우려했던 엔저의 영향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한은 김영배 경제통계국장은 "엔저의 파급 효과는 즉시 나타나는 것이 아닌 만큼 2분기부터 본격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2분기와 3분기에 영향이 집중되고, 길게는 4분기까지도 엔저의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달 수출은 479억90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1.3% 증가했다. 반면 수입은 1.5% 감소한 437억8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수출은 늘고 수입이 비교적 큰 폭으로 줄면서 흑자 규모가 확대됐다.
부문별로 서비스 수지는 전월 4억6000만달러 적자에서 9억1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6억2000만달러까지 늘었던 여행수지 적자폭이 이달엔 4억3000만달러 규모로 줄었고, 운송수지 흑자폭이 전월 6억달러에서 이달 9억달러로 확대됐다. 기타 서비스 수지 역시 4억4000만달러 적자에서 4억4천만달러 흑자로 전환됐다.
전월 6억3000만달러 흑자를 낸 본원소득수지는 이달 2억2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금 지급이 영향을 미쳤다. 이전소득 수지는 전월 2000만달러 적자에서 9000만달러 흑자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1분기 누적 흑자액은 100억2000만달러에 이르렀다.
또 자본 유출입 현황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에선 유출초 규모가 전월 33억1000만달러에서 3월 68억1000만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개성공단 잠정 폐쇄와 북한의 위협 수위 고조로 지정학적 위험이 불거지면서 달러화가 빠져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증시에서 외국인이 돈을 거둬들이면서 전월 19억9000만달러 유입초를 보였던 증권투자는 33억9000만달러 유출초로 돌아섰다. 직접투자도 유출초 규모가 종전 7억8000만달러에서 18억7000만달러로 확대됐다. 파생금융상품은 1억5000만달러 유입초를 유지했지만, 유입 규모는 전월(6억9000만달러)의 20% 수준으로 줄었다. 국외 이주비 등을 포함한 자본수지는 7000만달러 순유입을 보였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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