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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 건설사에 쏟아붓는데...그룹사 어쩌나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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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불황의 늪에 빠진 건설사 지원에 나선 그룹사들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그룹사들은 건설사 지원계획에 따른 부정적인 인식을 최소화하기위해 최고 경영진들이 내부 담화문 발표, 투자자 레터 발송 등으로 대응에 나섰으나 잠재된 우려를 해소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지주회사 ㈜두산은 지난 17일 그룹의 주력계열사 두산중공업을 통해 두산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2978억원의 현금을 출자했다. 두산건설은 신용등급 'BBB' 업체로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모만 53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불안한 상태다.

두산중공업의 이번 두산건설 자금지원은 지난 2월 이미 예정된 사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데다 중공업 업계도 눈에 띄는 모멘텀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한라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만도가 또 다른 계열사 마이스터를 통해 한라건설을 지원키로 했던 점도 두산중공업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를 키웠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건설사 실적 발표와 그룹의 대규모 자금지원 소식 등으로 시장의 분위기가 어수선해 파장이 예상보다 컸다"며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과 한기선 운영총괄사장 등이 불안한 시장상황을 인지하고 최고재무책임자를 통해 부랴부랴 진화에 나선 것도 시장 불안감을 조기에 해소하기위한 목적이 컸다는 분석이다. 신사현 만도 대표이사 부회장과 성일모 사장이 한라건설 자금지원 계획 발표 후 내부 임직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사내 담화문을 전달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이들 그룹사들이 내린 결정에 대한 시장의 신뢰회복 여부다. 건설경기 회복이 요원한 상황에서 주력 계열사의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 그룹사 전체의 재무건전성을 해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만도 보다 국내외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상황이 나은 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두 회사 모두 건설 계열사에 대한 리스크를 한 번에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원하는 계열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 규모 보다 유동성 위기에 처해있는 건설사들이 언제쯤 정상화될 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며 "회사는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고 시장은 지나치게 우려하고 있는 극단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한 고위 관계자는 "그룹사의 건설 계열사 지원결정은 정서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지만 기업가치의 측면에서 부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며 "오너십이 가장 필요한 시기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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