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제민주화 관련 공정거래법제의 쟁점과 과제' 정책세미나서 신석훈 부연구위원 발언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 개정 논의는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7일 오전 10시 사학연금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경제민주화 관련 공정거래법제의 쟁점과 과제' 정책세미나에서 현재 정치권에서 입법 추진 중인 경제민주화 법안에 대한 견해를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공정거래법 집행체계 개선의 쟁점과 과제'라는 발제를 통해 "현재 가장 논란이 많은 불공정 하도급거래와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 관련 개정 논의가, 집행은 강화하면서 행위의 불공정성 판단은 점점 쉽게 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법안의 기업들에 대한 제재 원칙 등이 법치주의를 위반할 소지가 높다는 발언도 이어졌다. 신 부연구위원은 "제재수준이 강해질수록 오판으로 인한 위험성은 더 커지는 점을 감안해 좀 더 신중하고 확실하게 행위의 부당성을 입증한 후 제재해야 한다는 것이 법치주의 원칙"이라며 "(하지만) 최근의 법 개정논의는 반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 제재가 이중처벌의 위험성이 높다는 점도 한계점으로 꼽혔다. 과징금·형사처벌 중심의 현행 공적(公的) 집행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집단소송 등의 사적(私的) 집행 수단을 도입, 무조건적으로 집행 수준을 강화하는 것은 이중처벌 금지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을 핵심으로 하는 법치주의 원리에 위배된다고 것이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신영수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행위(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쟁점과 과제'라는 발제를 통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기업의 입장에서 거래비용 내부화, 리스크 분산, 기업비밀유지, 판로의 안정적 확보 등 경영효율성 측면이 상당수 있다"며 무조건적 규제에 따른 폐해를 우려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보다 객관적이고 예측 가능한 기준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신 교수는 "현재 제기되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관련) 법 개정방안을 검토해 본 결과, 어떤 행위가 법에 위반되거나 허용될 수 있는지를 기업의 입장에서 예측하기 어렵게 돼 있다"며 "객관적이고 예측 가능한 기준을 개발하는 노력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일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법안의 취지가 '지속성장'을 벗어나선 안 된다는 표현으로 인사말을 대신했다. 그는 "경제민주화는 법치주의와 경제의 지속성장 가능성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경제민주화와 법치주의의 조화 속에 창의적인 기업 활동이 가능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정책논의가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는 현재 입법화가 논의되고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 집단소송, 사인의 금지청구,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계열사 거래규제 등과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쟁점들을 살펴보는 자리로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과 신영수 경북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토론자로는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최승재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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