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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이 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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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개인투자자들 참패', '뒷북 치는 개미', '개미만 골탕먹어', '개미들의 피눈물'.


1997년 IMF 구제금융위기 때도, 2008년 금융위기 때도, 2013년 현재도 경제신문 증권면에 반복해서 실리는 기사들이다. 도대체 왜 개인투자자들은 만날 쪽박만 찰까? 어떤 잘못된 투자가 개미들의 손실을 불러오는 것일까?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질문에 다섯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첫번째 이유는 개미들 대부분이 낙폭이 과대한 업종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는 경기사이클과 시장상황에 따라 주도주 바뀐다. 하지만 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상황을 선점하기보다는 후행적으로 주도주에 진입한다. 이 연구원은 "최근 개인투자자들은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화학, 철강, 조선 업종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들 종목군을 손에 쥐고 있는 투자자 가운데 손실폭이 평균 50%가 넘는 투자자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어떤 투자자가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POSCO, 현대제철, KB금융, 우리금융 10종목을 보유하고 있다고 치자. 업종별로는 화학주 3개, 조선주 3개, 철강주 2개, 은행주 2개다. 이 연구원은 "이들 종목은 현재 업황이 불투명한 업종 대표주"라면서 "종목 수만 분산됐을 뿐 업황이 나쁜 업종 대표주를 골고루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건 포트폴리오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럴 경우엔 손절매도 선택하기 어렵기 때문에 차선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업종 바스켓으로 보유하고 있는 종목 가운데 해당 업종에서 탑픽으로 지목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리밸런싱하라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인덱스식으로 종목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문제라고 했다. 어떤 투자자는 무려 60여 종목을 보유하고 있어 종목 수로만 따지면 '인덱스' 수준인 셈. 그러나 이 마저 면밀한 기업분석이 아닌 충동매매식으로 종목수를 늘린 것이라면 문제가 된다. 어떤 회사인지도 모르는 종목을 수십개씩 사게되면 리스크 관리가 힘들어지고 수익률을 부진할 수밖에 없다. 이 연구원은 이럴경우에는 과감하게 손절매를 하라고 조언한다.


수익이 난 종목은 빨리 팔고, 손실이 발생한 종목은 보유해 손실을 보는 경우도 개인투자자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다. 이익과 손실이 5:5 확률이면 괜찮치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오르는 종목은 오르는 이유가 있고 내리는 종목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꾸준한 수익을 내는 투자자들은 손실 난 종목을 팔고 이익이 나고 있는 종목을 더 산다"면서 "주가의 방향성에는 관성의 법칙이 작용한다"고 짚었다. 이 때문에 손실 난 종목은 과감하게 손절매하고, 이익이 나는 종목에 힘을 실어주는 투자방법이 더 건강하다는 얘기다.


자포자기형 투자도 큰 손실을 부를 수 있다. 어차피 손해를 봤으니 잃을 게 없기 때문에 '본전생각'에 계속해서 낙폭과대 종목을 움켜쥐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 역시 '기회비용'을 따져봐야 한다. 10년을 기다려서 원금이 회복되는 동안 주식시장은 멈춰있지 않는다. 시장의 트렌드에 발맞춰 주도주를 선별하고 해당 종목을 갖고 3년 정도의 기다리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란 설명이다.




구채은 기자 fak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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