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북특사 찬반 분분...정몽준은 NPT 탈퇴도...야당 "朴대응, MB와 뭐가 다르냐" 대안 없는 비난만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김승미 기자, 이민우 기자]북한 김정은 정권의 한반도 흔들기가 고조되면서 정치권도 패닉에 빠졌다. 북한이 개성공단 운영 중단 조치에 이어 군사적 도발을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백가쟁명의 해법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서는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매파에서부터 대북한 메신저 역할을 하는 특사파견 등 비둘기파가 제각각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당 내 강경파인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는 1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카네기재단 주최 '국제 핵 정책 콘퍼런스'에 참석, 기조연설에서 "한국은 국가안보가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NPT 10조에 의거, NPT에서 탈퇴할 권리를 행사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 NPT 탈퇴를 포함해 ▲미국 전술 핵무기의 재배치 ▲2015년 전작권 전환 계획의 폐기 ▲미2사단의 한강이남 배치 계획 중단 ▲비핵화 최우선 논의를 전제로 하는 미-북 직접대화를 방안으로 제시했다. 정 전 대표는 "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과격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중국의 경우 덩샤오핑이 마오쩌둥 사후 그의 통치를 ''공(功)7 과(過)3'이라고 표현함으로써 중국의 변화를 유도했는데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 비슷한 변화를 유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성공단과 북핵문제의 대응원칙, 특사파견을 두고는 혼선을 보이고 있다. 외통위 소속 길정우 의원은 이날 한 포럼에 참석해 대북특사 파견을 재차 주장했다. 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 비난하는 목소리 크지 않다"면서 "대안을 내놓지 못한 것은 답답하지만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 그는 한반도 정국 자체를 우리의 뜻대로 이끌어가기 힘들다는 잠정적 결론을 내린 뒤 "대통령이 진정성을 보이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면서 "대화를 제안한 것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큰 그림이나 철학을 전달하자"고 말했다.
반면 외통위 새누리당 간사인 윤상현 의원은 KBS라디오에 나와 "우리가 먼저 대북 특사를 제안하면 북한의 위협에 굴복했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준다"면서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북미간의 채널도 있다"고 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채널에 물꼬가 트여 북미간 대화가 잘 이루어지면 남북관계도 진정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판단이다.
개성공단과 북핵문제와 관련, 황우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ㆍ중진연석회의에서 분리대응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그는 "북한은 핵과 정치를 떠나 본래 설립 취지대로 개성공단 정상화의 뜻을 같이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전날 개성공단 입주기업과의 간담회에서도 이 같이 주장하고 개성공단은 더욱 발전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길 의원은 "핵 문제가 개성공단으로 흘러가면서 분리해야 하지만 분리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 현실적 과제"라면서 선을 그었다.
야당은 북한에 대한 성토와 함께 박 대통령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조속한 대화와 타협을 촉구했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한길 의원은 "박근혜 정부 들어서 이명박 정부와 차이를 북측에서 느끼지 못하면서 이런 위기를 맞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측의 막무가내식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상황을 통제하고 관리할 책임이 있다"면서 "박근혜 정부는 속수무책인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북미간, 남북간에 무조건적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두려움 때문에 타협하지 않지만 타협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을 새겨야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박병석 국회의장은 "사태를 일으킬 책임은 북측에 있으나 남과북이라는 같은 민족의 공동 운명이 달렸기 때문에 출구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그 방법의 하나로 유엔의 중재 또는 유엔의 특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화 재개와 특사파견에는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등 진보정당들도 찬성하고 있다.
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남북한, 미국, 일본 등에 군사행동 자제를 촉구하고 한미 양국 정부에 북한과의 대화를 촉구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김승미 기자 askme@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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