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조만간 종합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다고 하는데 시장에서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을 거라는 심리를 갖고 있다. 발표하더라도 민감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다."(서울 송파구 잠실동 O공인중개소 대표)
새 정부가 다음달 1일 첫 종합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부동산시장의 바로미터인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도 새해 들어 기대감으로 부쩍 늘었던 문의전화가 뚝 끊기다시피 했다. 시장에서는 대책 발표 후에도 지금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달 실거래가만 4000만원가량 올랐던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단지. 이는 종상향 정비계획안 통과라는 국지적인 호재에 새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해진 결과였다. 하지만 지금은 조용하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정부에서 부동산대책을 발표한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그런가보다 한다"면서 "일부 매도자들이 기대하긴 하는데 추격 매수세도 없고 그냥 관망세"라고 털어놨다.
올 초 반짝 상승세를 보였던 '강남 재건축의 상징' 개포주공 단지 분위기도 비슷하다. 개포동 G공인 대표는 "지금 전화가 너무 끊겨 쥐 죽은 듯이 조용하다"면서 "부동산 대책에 대한 기대감은 올 초에 먼저 반영됐고 지금은 다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 행태도 비판했다. 그는 "취득세 감면 6개월 연장안도 국회에서 3개월이나 지난 뒤 통과시켜 시장에서 크게 실망했다"면서 "이번에도 정부가 새 대책을 내놔도 여야 합의로 실행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만 이번 정부 대책이 추가 가격 하락은 막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새 정부 기대감으로 연초 급매물이 소진되고 일부 호가가 올랐기 때문에 대책으로 인해 가격 추가 하락세는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O공인 대표 역시 "추가 하락세를 진정시켜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O공인 대표는 모든 부동산 규제를 풀고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규제 풀어도 자금이 없어서 주택을 살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며 "결국 돈 있는 사람들의 지갑을 열 수 있게 다주택자 중과세나 양도세 등의 세금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나 담보대출인정비율(LTV)에 대해서도 "가계부채 때문에 걱정이라고 하지만 은행들이 알아서 조절하니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은 멈춰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이 25주 연속 보합세다. 수도권과 광역시가 2주째 보합이고 기타지방이 19주 연속 보합이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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