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이탈리아발 유로존 위기 재발 가능성이 세계금융시장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키프로스의 금융위기가 진정할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이탈리아 정치 불안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조되며 세계금융시장에 위기의 도화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유로존 경제 규모 3위인 이탈리아가 위험에 빠질 경우 파장은 키프로스 사태와는 비교할 수도 없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탈리아 FTSE MIB 지수는 3일 연속 급락세를 보였다. 지난 2거래일 동안 각각 2.50%, 0.95% 하락했던 FTSE MIB 지수는 이날 0.92% 추가 하락했다. 유럽 증시 대부분도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이날 실시한 국채 입찰 발행은 목표치에 미달했고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208%포인트 급등해 4.78%로 치솟았다.
대서양 건너 뉴욕증시에서도 다우존스 지수는 사상최고치 기록을 이어가지 못하고 전일 대비 0.23% 하락 마감했다.
이번 혼란은 이탈리아의 제 3당인 오성운동이 27일 연립정부 구성 협상에서 중도좌파 민주당에 협조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 발단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비토 크리미 5성운동 상원 원내대표는 27일 연정구성 협상 테이블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베르사니가 이끄는 민주당에 대한 상원 신임투표에서 우리는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은 하원에서 과반을 차지했지만 상원에서는 어떤 정당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민주당으로선 연정 구성를 위해 오성운동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 민주당 당수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 자유국민당과 대연정을 통해 정부를 구성하는 방안이 남아 있지만 성사 가능성은 희박하다. 만약 성사되더라도 정책과 이념이 상이한 두 정당의 연정이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결국 이탈리아는 재선거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것이 외신들의 분석이다. 당분간 이탈리아의 정국 안정은 물건너 갔다는 의미다.
국제기관들이 이탈리아를 보는 시선도 불안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탈리아의 금융시스템이 현재는 굳건히 버티고 있지만 지속된 경기침체로 은행들은 여전히 위험한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김재연 기자 uke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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