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민주통합당 5·4 전당대회가 ‘김한길 대 반(反)김한길’ 구도로 흐르면서, 당내 범주류 인사들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단일화 카드’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야합’이라는 비판과 함께 지난 대선 패배의 아픔을 상기시킬 수 있어 고민이 깊다.
21일 민주당 등 정치권에 따르면 당내 주류 측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한길 대세론’에 맞설 인물을 못 내놓고 있다. 광주 출신의 이용섭 의원과 강기정 의원이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지만 김한길 의원에 비해 세력이 한참 뒤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밖에 계파색이 옅은 4선의 추미애 의원도 출마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인 계열인 민주평화연대(민평련) 출신인 이목희 의원이 출마 결심을 굳힌 가운데 신계륜, 우원식 의원도 출마 여부를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맨 파워’와 ‘조직력’ 측면에서 김 의원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때문에 주류 측은 어쩔 수 없이 ‘단일화 카드’를 만지작 거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출마 선언을 한 이용섭 의원과 강기정 의원은 같은 광주 출신이라는 점에서 하나로 묶인다. 이목희, 우원식 의원은 같은 민평련 계열이라는 점 때문에 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경선 최종 후보가 4명으로 제한돼 있는 탓에 주류 측에서는 아예 ‘반 김한길 연합전선’을 구축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류 측이 단일화 한 뒤 ‘당 혁신’이라는 카드를 내세우면 당권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주류 측은 단일화가 당권을 쥘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알면서도 주저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의 ‘단일화 트라우마’ 때문이다. 주류 측에는 단일화가 자칫 ‘대선 패배 책임론’에 다시 불을 당길 수 있다는 우려가 깊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까닭에 민평련 내부에서도 “당권을 잡기 위해 단일화하는 것은 야합으로 비쳐질 수 있어 하지 않겠다”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당 관계자도 “대표 경선에 나오겠다는 사람들이 벌써부터 단일화를 염두한다면 자신의 당내 위치가 대표급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주류 측의 맞상대인 김한길 의원은 오는 주말쯤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전대 과정에서 ‘대선 패배 책임론’과 ‘당원 중심주의’를 들고 나와 세몰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측은 입당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협력적 경쟁관계’로만 규정했다. 안 전 교수 측 윤태곤 공보팀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5월 4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입당할 것 같았으면 차라리 민주당에 입당해 선거에 나서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라면서 입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어 “안 전 교수를 향한 국민들의 기대나 민주당 지지자들의 기대도 꼭 들어와서 바꾸라는 쪽은 아닌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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