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사외이사가 경영진 축출' 두가지 관전法

시계아이콘01분 3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대한민국 금융, 외풍과 內患 사이] ② 지배구조 문제

바람직하다…親경영진 인사로 구성된 거수기 탈피 필요
너무 세졌다…권한 크지만 책임없어 모럴해저드 역기능


'사외이사가 경영진 축출' 두가지 관전法
AD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금융지주들이 최근 3년간 이사회에서 처리한 안건은 400여건. 이 가운데 단 한 건을 제외한 모든 안건이 가결됐다. 단 하나의 부결이 KB금융지주의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건이다."(지주회사 공시 분석자료)


"사외이사들은 회장이나 은행장 추천권이 있는 등 권한이 막대하다. 하지만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 책임과 권한이 일치하지 않는 데서 모럴해저드나 대리인비용이 발생한다."(모 금융지주사 임원)

금융지주사 지배구조를 언급할 때 불거질 수 있는 두 가지 주장이다. 실제 현실에서도 이같이 상반된 견해는 충돌한다.


먼저 사외이사가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주장. 금융지주사 사외이사를 지낸 한 금융인은 "경영진과 잘 아는 이들 가운데 사외이사들이 추천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특히 비금융권 출신의 사외이사 들은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반하는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사외이사제도는 대주주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을 이사회에 참여시켜 경영자의 전횡을 예방하려는 취지다. 이사회는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총 이사수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문제는 사외이사의 추천 과정이다. 사외이사 후보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를 통해 결정된다. 이 사추위에는 금융지주 회장도 속해 있다.


회장을 포함해 사추위 구성원들에 의해 후보추천이 독점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사외이사들의 독립성 확보는 사실상 어렵다. 특히 사외이사들이 서로를 재선임하거나 추천함으로써 돌려막기하는 경우도 많다.


구본성 금융연구원 금융정책연구실장은 "사외이사 후보추천시 최고경영자의 직접추천이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며 "사외이사후보 중 최소 1인은 주주 등 비사추위 위원에 의해 추천되도록 하거나 동일 경영진에서의 재임기간을 제한하는 장치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사외이사가 독립적이기만 하면 될까. 사외이사들이 회사 경영에 사사건건 반대만 한다면? KB금융 사태는 겉으로는 이사회에서 전략담당 부사장 한명을 해임한 사건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본질은 ING생명 인수에 대한 경영진과 사외이사 양측의 시각차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지배구조와 맞닿아 있다. ING생명 인수와 관련해서 경영진과 사외이사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섰고, 결국은 사외이사들이 이겼다. 이를 독립적으로 볼 것이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볼 것이냐가 문제의 핵심이다.


사외이사들은 "경영진이 위험한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고, 경영진은 "사외이사들이 회사의 장기적 발전방안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KB금융지주의 지배구조가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선진적이고 독립적이라는 역설은 여기서 나온다.


사외이사들의 권력이 과도하게 비대해져,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견해도 있다. 실제 상당수 기업에선 사외이사의 권한과 책임간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권한은 크지만 책임은 없다는 얘기다. 특히 의사결정에 따른 책임이 없다는 점은 독립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순기능과 동시에 모럴해저드라는 역기능이 발생할 수 있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연 평균 10회 안팎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수천만원의 연봉을 받아가고 있다"며 "하지만 일부 사외이사들은 민감한 사안이 발생하면 의견도 내지 않고 기권해버리거나 책임감 없게 찬반표를 결정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외이사들이 책임감 있게 의사결정을 하게끔 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배구조 문제에 관한한 정답은 없다. 사외이사도 마찬가지다. 어떤 제도가 가장 맞느냐는 대안은 금융사를 둘러싼 환경과 개별 금융지주의 현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나올 수 있다. 구본성 금융정책연구실장은 "사외이사 활동에 대한 평가의무를 강화하고 결과를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대섭 기자 joas1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