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6~7명은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 전반에 대해 '투명하지 않고,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사회의 낮은 신뢰도'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원이 최근 전국 20세 이상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의 투명성과 신뢰도에 대한 긍정적 의견은 31.4%에 불과했고, 부정적 의견이 68.6%에 달했다.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를 보았을 때 투명하고 믿을 수 있는 나라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별로 그렇지 않다’(52.0%)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전혀 그렇지 않다’(16.6%)가 그 뒤를 이었다. ‘그런 편이다’는 26.1%, ‘그렇다’는 5.3%에 그쳤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의 부정적 답변 비율이 71.9%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 20대 70.2%, 30대 68.1%, 50대 이상 64.6%의 순이었다. 세대별로 나눈다면, 20~40대의 부정적 답변 비율이 50대 이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직업별로는 무직 및 퇴직자의 부정적 답변 비율이 73.9%로 높았다. 자영업자 또한 부정적 답변 비율이 72.5%로 전체 평균(68.6%)을 훨씬 웃돌았다.
학력별로는 대졸의 부정적 답변 비율이 71.3%로 가장 높았고, 고졸은 64.5%, 중졸은 59.3%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호남(78.1%), 서울(76%)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들이 우리나라의 중산층 복원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일자리 창출’을 첫 손에 꼽았다. ‘일자리 창출’(43.5%)에 이어 ‘자녀 양육 및 교육비 부담 완화’(21.1%), ‘고용안전망 확충’(13.2%), ‘가계부채 부담 해소’(11.4%), ‘주거 관련 부담 완화’(10.7%)의 순이었다.
경제시스템 가운데 개선이 시급한 분야로는 ‘수출-대기업 중심 경제’(32.4%)와 ‘관치 경제’(27.2%)가 1,2위에 올랐다. ‘성장 중심 경제’(21.8%), ‘패자부활 장치의 부족’(13.6%), ‘제조업 편중’(5.1%) 등도 개선이 시급한 분야로 평가됐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30대와 자영업자는 ‘수출-대기업 중심 경제’를 개선하라는 요구가 많았고, 40대와 블루칼라는 ‘관치 경제’를 개선하라는 응답이 많았으며, 20대와 학생은 ‘패자부활 장치의 부족’을 개선하라는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함께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에는 응답자의 55%가 반대했으며, 재원조달 방안으로는 ‘부자 증세’(46.1%)와 ‘지하경제 양성화’(30.5%)를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다른 예산 감축’(10.9%), ‘사회복지세 신설’(9.2%), ‘부가가치세 인상’(3.4%)의 순으로 응답했다.
김 연구위원은 "사회 각 분야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의 참여 기회와 공정성을 제고하고, 과정과 결과에 대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사회 전반의 신뢰도를 높여가야 한다"며 "중산층 복원을 위해 세대별 맞춤형 일자리 창출 정책을 펼치고, 경제 시스템 개선을 위해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적 지원,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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