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상 투자상품, 트레이딩 대신 장기적 접근 필요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절세상품으로 출시되자마자 높은 공모금액이 몰리며 인기를 끈 유전펀드가 차베스 사망 이후 국제 유가가 오르며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전펀드가 10년 이상의 장기투자상품인 만큼 절세 기대감만으로 단기투자를 노리고 들어갈 경우 리스크가 크다고 평가했다.
14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공모형으로 운용되고 있는 유전펀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운용하는 '한국투자ANKOR유전해외자원개발특별자산1[지분](앵커펀드)'와 '한국투자Parallel유전해외자원개발특별자산투자회사1(지분)(패러렐펀드)'다.
앵커펀드의 설정액은 3475억원으로 1년 수익률은 -4.02%를 기록하고 있고, 패러렐펀드는 설정액 4000억원 규모로 1개월 정도 운용하고 있는 현재 -2.92%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모집 초기 인기와는 사뭇 다른 성적표다.
유전펀드는 특정 유전광구에 직접 투자하는 상품으로, 투자자로부터 모은 돈을 특정 유전에서 생산할 원유와 천연가스 일부를 미리 사들이고 이후 정해놓은 기간 동안 거둬들인 판매 수익을 분기별로 분배한다. 이 때 액면가액에 따라 3억원 이하인 경우 배당소득에 대해 5.5%, 3억원을 초과하면 15.4%가 분리과세 돼 절세상품으로 부각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유전펀드는 투자자들도 10년 이상의 만기까지 가져갈 것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하는 상품"이라며 "트레이딩을 통해 수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사고파는 것이 아니어서 거래량이 적고 단기 수익을 얻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의 원유 매장량을 갖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 사망하면서 국제 유가가 소폭 상승했다. 해외 증시 관계자는 "차베스 이후 베네수엘라의 석유 관련 정책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당분간은 원유 생산량을 현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장 원유 값 영향은 없더라도 장기적으로 원유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원유의 경우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원자재이기 때문에 자칫 중동의 자스민혁명처럼 될 수 있어 유가가 올라갈 수 있다"며 "이런 차원에서 유전펀드를 장기적 시각에서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출시된 유전펀드는 유가 헤지 등을 통해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연재해 가능성이나 유가 변동성 등에 따른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앵커펀드는 예상 생산량의 75% 수준으로 7년간 유가에 대한 헤지를 해 둔 상태다. 패러렐 유전펀드 역시 예상 생산량의 50% 수준으로 7년 동안 유가에 대해 헤지를 걸어놨다.
진희정 기자 hj_j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