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커버는 실용성, 드라이버 커버는 개성표현, 연습장에서는 스윙교정도구로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요즈음에는 드라이버는 물론 아이언에도 헤드커버를 씌우는 골퍼들이 늘고 있다.
골프장으로 이동하면서 자동차 트렁크에서 골프채가 서로 부딪쳐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그 필요성은 사실 헤드 보다는 샤프트 보호의 의미가 더 크다. 서로 길이가 다른 골프채의 속성상 헤드보다는 헤드가 다른 골프채의 샤프트에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그라파이트의 경우 상대적으로 손상이 쉽다. 드라이버 헤드커버는 당연히 독특한 개성표현의 수단으로 효과 만점이다.
▲ "제대로 알고 사용하기"= 헤드커버는 해외여행 시 효용가치가 더욱 극대화된다. 골프백 전체를 보호하는, 이른바 항공커버 역시 더러움을 방지하기 위한 얇은 비닐커버로는 부족하다. 어느 정도 두께가 있어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프로선수들은 그래서 아예 딱딱한 하드케이스를 선호한다. 하지만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엄청난 무게가 고민거리다.
그렇다면 골프백 안의 헤드커버는 필수다. 아이언의 경우 보통 고가품을 구매해야 공짜로 준다. 그렇지 않다면 따로 준비해야 하지만 가격이 비싼 편은 아니다. 아이언 전체를 집어넣어 묶을 수 있는 큰 주머니 같은 형태와 각각의 아이언 커버 등이 있다.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아이언 커버를 사용 시에는 그러나 꼼꼼한 사후 관리가 수반된다. 아이언은 티를 꽂고 치는 드라이버와 달리 지면과의 직접적인 콘택트로 샷을 할 때마다 수많은 이물질과 수분과 접하게 된다. 라운드 후 반드시 수건으로 깨끗이 닦아내고, 헤드커버를 벗긴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건조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장마철에는 헤드커버도 뒤집어서 말려야 한다.
▲ "나만의 개성 표현하기"= 아이언 헤드커버가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드라이버 헤드커버는 '톡톡 튀는' 개성표현 쪽이다. 프로선수들은 헤드커버만 봐도 플레이스타일을 알 수 있을 정도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트레이드마크처럼 헤드커버도 호랑이다. 어니 엘스(남아공)와 존 댈리(미국) 등은 반면 사자다.
폴라 크리머(미국)의 표범, 나탈리 걸비스(미국)의 사자 등 여자선수들은 맹수라도 남자들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크리머는 '핑크공주'라는 이미지답게 핑크색 표범이 오히려 귀여운 이미지다. 걸비스의 사자 역시 온화한 표정이다. 이미나의 돼지, 장정의 원숭이, 강수연의 고양이 등 여자선수들은 동물사랑이 각별하고, 여기에 인형과 게임 캐릭터까지 가세한다.
'골프여제' 청야니(대만)는 가족들이 생일 선물로 준 3번 우드의 헤드 커버에 '니니'라는 자신의 별명까지 붙여 애지중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시카와 료(일본)와 이안 폴터(잉글랜드)의 '얼굴 복제' 헤드커버도 화제다. 자신들의 얼굴을 형상화한 캐릭터 상품이다. 프로선수들은 인기를 앞세워 헤드커버를 막대한 '돈 벌이'로 직결시키고 있는 셈이다.
▲ "스코어 줄이기"= 헤드커버는 연습장에서는 스코어를 줄이는 연습도구의 역할도 수행한다. 교습가들은 보통 '완벽한 어깨 턴'을 위해 "왼쪽겨드랑이에 헤드커버를 끼고 스윙하라"고 주문한다. 핵심은 아마추어골퍼들의 고질적인 오류인 '닭 날개 스윙'의 방지다.
왼쪽 어깨가 턱밑까지 들어오는 완벽한 백스윙을 위해서는 셋업에서 테이크어웨이, 백스윙 톱에 이르기까지는 헤드커버가 절대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헤드커버를 끼고 연습하다보면 왼쪽 팔이 몸통에서 떨어지지 않아 상체의 비틀림을 최대화시키는 스윙이 완성된다. 헤드커버만한 연습도구가 없다는 이야기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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