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과거 세계 조선산업 1위 자리를 지켜오다 한국과 중국에 밀려난 일본 조선업계가 대형 해양플랜트 수주를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IHI는 브라질 대형 해양플랜트 수주를 위해 합작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 국토교통성은 최근 미쓰비시중공업과 IHI·재팬마린유나이티드 등 일본 조선 및 관련 중장비업체들이 참가하는 'J-DeEP 기술연구조합' 설립을 승인했다.
이를 통해 세계 해양플랜트시장에서 한국 등에 크게 뒤처진 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일본 조선사들은 세계 각국이 추진하는 다양한 해상플랜트의 공급기지 역할을 하는 부체구조물 등 신규 수요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번에 추진하는 브라질 해양부체구조물은 하루 1900명의 근로자를 수송할 수 있으며 헬기장·고속선 접안설비 등이 들어서는 초대형 시설이다. 앞으로 이 같은 해양 중계기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집중 공략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현재 일본 조선업계의 해양구조물 세계 시장점유율은 채 1%가 안되는 실정이다. 지난해 세계 해양구조물시장은 한국이 34.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브라질(15.5%)·중국(15.0%)·싱가포르(14.3%) 등이 뒤따르고 있다. 일본의 경우 벌크선이나 유조선 등 일반 선박 건조 규모는 한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지만 해양구조물 분야에서는 점유율이 0.8%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 제조설비는 물론 가격경쟁력에서도 열세다.
때문에 일본 조선업계는 빠르게 성장하는 해양플랜트시장을 탈출구로 보고 있다. 실제 세계 해양플랜트시장은 지난해 선박시장 규모와 비슷한 70조원 규모를 기록했다. 2020년까지 128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단순 선박 건조산업 내 가격 인하 압박과 중국의 빠른 성장세 등으로 한일 양국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 등 새로운 시장에서의 격돌이 불가피하다"며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는 현재 한국이 앞서고 있으나 일본은 수준 높은 선박 건조기술을 바탕으로 빠르게 추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이어지는 자동차·전자·기계 등 분야에서의 한일 기업 간 협력 모델이 조선업계에서도 적용 가능하다"며 "아울러 한국 중소 조선기자재업계의 새로운 수요처로 일본 조선업계가 부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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