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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자리도 미정···텅빈 이 정부 굴러갈지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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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뒤면 대통령 취임해야 되는데..
정부조직법 개정안 끝내 무산..18일도 어려워
30명중 인선 마친 자리는 9명뿐, 인재풀 한계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15일로 출범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박근혜 정부'가 출범 전부터 표류하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편과 내각과 청와대 조직 인선이 지연되면서 새 정부는 국정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새정부의 17개 장관과 국무총리, 청와대 3명의 실장과 9명의 수석비서관 가운데 이제 고작 9명의 인선이 이뤄졌다.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새정부 출범에 맞춰 새 내각이 꾸려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르면 이번주말까지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부처 개편이 없는 장관에 대한 추가 인선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조직법 개정은 지연되고 있고, 인사청문회법에 따른 국회의 인사청문 절차를 감안하면 이번주에 모든 인선이 마무리 된다고 해도 새 정부 출범전에 내각이 완성되기는 힘들다.

14일로 예정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는 끝내 무산됐다. 새누리당은 정부조직개편안 원안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고, 민주통합당은 방송정책 기능의 방송통신위원회 존치, 원자력안전위 독립성 확보, 국가청렴위원회 및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6개 요구사항을 주장하며 팽팽한 대립을 하고 있다. 때문에 다음 본회의 일정이 잡힌 18일에도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조직법 처리가 늦어지면서 장관 인선의 시점도 예견하기 힘들게 됐다. 미래창조과학부나 해양수산부 등의 신설이 계획돼있지만 자리도 없는데 사람을 앉힐 수는 없는 노릇이다. 법 조항에도 없는 장관을 먼저 임명하면 박 당선인은 '국회를 무시한다' '법 위에 군림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에 임명동의안이 제출되면 국회는 20일내에 이를 처리해야 한다. 이를 감안하면 장관이 내정된다고 해도 실제로 부처로 출근해 업무를 보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장관의 업무에 구멍이 뚫이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청와대 조직의 인선이 지연되는 것 역시 문제다. 장관들의 경우 그나마 국장이나 과장 등 각 부처의 실무진들이 유지되기 때문에 기본적인 업무는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청와대의 경우 대통령이 바뀌면 같이 일했던 수백명의 인사들이 한꺼번에 물갈이가 된다. 때문에 일찌감치 인선을 마무리해 인수인계 작업을 충실히 하지 않으면 업무교대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청와대 수석비서관은 차치하고, 비서실장 인선 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박 당선인이 청와대에 들어가도 그를 보좌할 진용이 갖춰지지 않은 셈이다.


이처럼 인선이 지연되는 까닭은 박 당선인이 인선을 주도하는 '밀봉인사' '불통인사'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박 당선인이 활용하는 인재의 풀이 상당히 좁은 탓에 인선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3일 이뤄진 6명의 장관인선에서도 고시·육사 출신의 '내부승진'으로 이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성과 더불어 창의력을 갖춘 인사를 발굴해 내기보다는 업무의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부처 운영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부처 내에서 골랐다는 설명이다.


청와대 인선이 지연되는 것도 같은 이유로 설명된다. 박 당선인이 검토하는 인재풀이 좁은 까닭에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장관인선을 먼저하고,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청와대 인선은 후순위로 미루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앞으로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정치인, 학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인재풀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인선의 지연과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으로 인한 가장 큰 문제는 국정운영의 공백이다. 장관은 물론 청와대 조직까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박 당선인이 주장했던 공약을 실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특히 경제문제와 북핵문제 등 국내·외 환경이 악화돼 있는 상황에서의 국정운영 공백은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또 내각과 청와대 조직 구성이후 진행될 차관을 비롯한 실무진의 인사 등을 고려하면 새정부가 자리를 잡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새 정부가 시작하면서 새로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갖고 정부가 움직여야 하는데 이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홍 교수는 이어 "사회적으로 새 정부가 초기에 맞닥뜨릴 문제가 이명박 정부의 출범 초기에 비해 훨씬 더 어려운데 새 정부가 제대로 진용을 갖추지 못해 문제 해결이 늦어지고,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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