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한국에서 팔리던 제품을 중국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바꾼 제품들이 중국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 상하이무역관에 따르면 풀무원은 최근 중국인의 입맛을 고려해 물냉면과 비빔냉면을 혼합한 냉면육수에 비빔장을 곁들인 비빔물냉면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제품은 국내에서는 함흥비빔냉면이라는 상표로 출시됐지만 드라마 대장금의 영향으로 한국 궁중식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중국에서는 '한국 궁중 비빔물냉면'으로 이름을 바꿔 출시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국인의 기호에 맞추기 위해 제품을 변형한 것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일본 산토리는 중국 진출 초기 쓴맛이 강한 독일식 맥주로 시장을 공략했지만 매출 부진을 맛봤다.
이후에 중국인은 청량감 높고 알콜 도수가 낮은 제품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이를 제품에 적용해 상하이를 대표하는 맥주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일본 아지센라면도 중국에서 일본 본토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둔 브랜드로 통한다. 중국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뱀장어·대구·오리바비큐라면 등 현지화 메뉴를 추가한 덕분이다.
또 프라이드치킨과 햄버거 일색인 KFC는 중국에서 버섯닭고기죽·또우쟝(콩물)·베이징닭고기버거 등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상품을 적극 개발해 중국 최대 요식프랜차이즈기업으로 성장했다. 서구식 경영방식과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두루 갖춘 대만인 관리자를 등용한 것이 현지화 제품 개발에 큰 역할을 했다.
글라스락 역시 가정에서 술을 담궈 먹는 중국인의 생활습관을 겨냥해 주류 디스펜서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리 재질이어서 내용물이 오랫동안 변질되지 않고 세척 후 잔향이 남지 않아 소비자들로부터의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락앤락과 글라스락 모두 차를 즐겨마시는 중국인의 습성을 고려해 차통을 삽입한 물병을 선보이기도 했다.
비핸즈차이나는 중국에서 혼인과 관련해 주로 붉은색을 쓰기 때문에 한국에서 판매하던 흰색 바탕의 청첩장을 중국 현지에 맞게 변형하거나 중국인의 기호에 맞게 청첩장을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중국 내수 판매 630만장을 기록하는 등 진출 첫해부터 중국 최대의 청첩장 기업으로 등극했다.
김상철 코트라 상하이무역관장은 "중국 내수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중국 소비자의 눈높이와 기호에 맞는 제품 개발과 마케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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