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김인만의 부동산돋보기]한강변 '스카이라인' 조정 결과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38초

[김인만 굿멤버스 대표]지난 24일 서울시는 서울 한강변 일대의 재건축 아파트 층수를 최고 35층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의 한강변 관리기본방향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시 20곳의 전략·유도정비구역 가운데 여의도 구역에 한해서만 50층까지 고층개발을 허용하고 그 외 지역에 대해서는 한강변 아파트 35층 이하로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서울시는 이 방안을 토대로 25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공청회를 열고 2월 중 도시계획위원회를 거쳐 가이드라인을 확정, 한강변 개발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용역 발주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강이 인근 아파트 주민들만의 것도 아니기에 한강변을 사유화하기보다는 공공성을 회복하는 정책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의 한강변 관리기본방향 발표는 세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정책의 일관성 문제다. 대통령이나 시장이 바뀌면 이전에 추진하던 정책이 손바닥 뒤집듯 바뀐 것이 이번만은 아니다. 항상 이런 일관성 없는 정책의 변경 때문에 정책의 신뢰도는 떨어지고 믿은 사람만 바보가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처음부터 50층 이야기 하지나 말지 왜 말했다가 이제 와서 또 안 된다고 하느냐는 현장의 불만 가득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오세훈 시장 때인 2009년 1월 한강을 병풍같이 가로막는 성냥갑 아파트를 없애고 그 자리에 공용 녹지를 확보하면서 곳곳에 50층 안팎의 초고층 슬림형 빌딩 건축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문을 발표한바 있다. 하지만 이후 박원순 시장으로 바뀌면서 오세훈 전 시장의 계획은 폐기됐다. 시장이 바뀌면 새로운 시장의 가치관과 의지가 반영되는 건 맞지만 그래도 정책의 일관성은 있어야 한다. 서울시장 개인의 정책이 아니라 서울시의 정책이다. 또 언젠가 서울시장은 교체되지만 서울시는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으면 보완을 하고 문제가 많으면 폐기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 정책은 당연히 폐기되고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고정관념과 강박관념의 프레임에 빠진 듯하다.


두 번째 문제점은 정책의 형편성이다. 여의도는 부도심이라 50층까지 가능하지만 반포와 이촌은 뒤쪽 남산과 관악산이 있어서 조망을 고려해서 35층으로 제한이 된다. 잠실지구의 경우 역 주변 비거주용은 50층까지 개발할 수 있지만 주거지역 한강변 아파트는 35층까지만 허용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주민들 입장에서는 합리적이기 보다는 그냥 운 나쁘다고 밖에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당연히 불이익을 당하는 지역의 주민들은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상세규정까지 모두 결정하기 보다는 층수와 기부채납에 대한 큰 틀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이드를 제시해 주고 주민들이 판단하고 최종 선택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정책의 발표 시기도 문제다. 기력이 없어서 아픈 환자한테 건강을 위해 등산하라고 하면 그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독이다. 현재 부동산시장은 최악의 거래침체기를 겪고 있다. 최근 강남 재건축 급매가 일부 거래되면서 호가가 조금 오른 단지도 있긴 하지만 여전히 풍전등화 신세다.


이런 '부동산 환자'한테 한강변 재건축을 35층 이하로 제한하겠다는 것은 아픈 환자한테 몸에 좋으니 무조건 등산하라는 것과 같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상황과 시기를 보고 해야 한다.


오세훈 시장의 한강 공공성 회복이 그냥 초고층 건축을 허용한 게 아니라 도로와 공원용도의 기부채납 비율을 높이는 조건으로 허용한 것이다. 조금 더 신중하게 검토하고 준비한 후 시장상황을 보고 발표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인만 굿멤버스 대표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인만 굿멤버스 대표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