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오는 2월25일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청와대 직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고위직들은 홀가분함 속에 인생 재설계 중인 반면 중하위직들은 생계 걱정에 날을 새고 있다. 특히 박근혜 당선인이 지난달 대선 직후 '낙하산 금지' 원칙을 강력히 피력한 후 공공기관 취업길이 막혀 긴 한숨을 내쉬고 있다.
50~60대 이상인 대통령실장과 각 수석비서관들은 귀향, 재충전을 위한 여행 등 대부분 여유 있는 행보다.
하금열 대통령 실장은 고향인 경남 거제로 돌아가 말년을 보낼 계획이다. 하 실장은 최근 '江이 끝나는 山 너머로'라는 제목의 첫 시집을 펴내면서 "달빛을 좇아 고향에 돌아갈 날을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었다.
김대기 정책실장은 저술 작업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이 청와대와 공직 생활에서 경험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정책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연홍 노동복지수석비서관과 이동우 기획관리실장, 김명식 인사기획관 등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향후 역할을 구상 중이며 김상협 녹색성장기획관은 해외 여행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퇴임 후 이 대통령이 구상 중인 이른바 'MB재단' 등의 설립에 참여하는 등 꾸준히 인연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중하위직 비공무원 출신 비서관ㆍ행정관들은 '호구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대부분은 아직까지 뚜렷한 진로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비서관ㆍ행정관들은 공공기관에 취업하려다 지난해 연말 박 당선인의 '낙하산' 발언 이후 아예 뜻을 접고 대체 방안 마련에 힘쓰고 있다.
이중 임재현 제1부속실장은 비서관 중에서 오랜 기간 이 대통령을 보좌해온 만큼 퇴임 후에도 논현동 자택에서 법정비서관으로 일하면서 계속 모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청와대 홍보ㆍ대언론 창구 역할을 해 온 박정하 대변인과 이종현 춘추관장은 아직 뚜렷한 진로를 확정하지 않은 채 당분간 여행을 하거나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수 연설비서관은 당분간 대통령의 말과 글을 정리할 계획이며, 김재윤 국정홍보비서관은 청와대 인근에 냉면집을 차리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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