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아시아초대석]쇼핑은 '쇼킹'이다...승부사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9초

대방동서 니트 만들던 이 사람, 가산패션단지 전설을 쓰다
도심형 아웃렛 망할 각오로 도전
지난해 동양 최대 규모 3관 오픈
문화센터.푸드코트 등 서비스 강화
주말 10만명 몰리는 쇼핑명소 키워
곧 4관 개관 해외관광객 유치 준비


[아시아초대석]쇼핑은 '쇼킹'이다...승부사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
AD

[대담=아시아경제 노종섭 산업부장]"친한 친구한테도 선뜻 '마리오아울렛에 와서 쇼핑하라'는 말을 못했다. 부끄러워서가 아니다. 구로공단이 시내에서 뚝 떨어져있는데다가 초창기에는 인근에 먹거리도 충분치 않아 누구를 초청하는 게 미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해 9월 식음료공간ㆍ아동놀이시설 등 편의시설을 갖춘 마리오 3관을 개관하면서부터 달라졌다. 도심에서 원스톱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지금은 주말만 되면 마리오 1~3관 전체가 쇼핑객들로 바글바글하다. 이제는 자신있게 권한다. "저렴한 값에 두 손 가득 쇼핑하려면 마리오로 와라."


'구로공단의 전설'로 불리는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 얘기다.

지난 해 마리오아울렛 3관을 열고 올해 매출 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홍 회장을 가산동 본사 대표실에서 만났다. 홍 회장은 "허허벌판이었던 구로공단에 터를 잡고 오랜 세월동안 정직하게 키워왔다"며 "이제는 지역명소가 되어 주말이면 차가 못 들어 올 정도다. 요즘에는 지인들한테 '대중교통을 타고 와야한다'고 제법 생색도 낸다"고 말했다.


홍 회장에게는 '최초''선구자''개척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홍 회장은 1980년 형제들한테 빌린 200만원으로 서울 대방동에서 니트장사를 시작해 1985년 '까르뜨니트'를 론칭하며 국내 여성고급니트브랜드 1세대가 됐다. 1988년에는 구로공단 일대에 의류공장을 짓고 유통으로까지 사업을 확장하면서 국내 첫 '도심형 아웃렛'인 마리오아울렛을 선보였다. 도심형 아웃렛의 선구자인 셈이다.


2001년 1관 완공할 때만 해도 유동인구는 시간당 1~2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백화점급 브랜드를 최대 70~80% 상시 할인한다는 것이 입소문나면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이후 마리오아울렛을 필두로 다양한 패션 아웃렛 업체가 가산동에 속속 들어차 급기야 '가산패션단지'라고 불릴 정도로 지역 상권이 커지게 됐다. 홍 회장이 구로공단 개척자로 불리는 이유다. 마리오아울렛 덕분에 현재 이 지역은 평일 5만명, 주말 10만명이 찾는 쇼핑명소로 꼽힌다. 굴뚝공장이었던 구로공단을 패션타운으로 탈바꿈 시킨 것. 가산상권은 연간 약1조원의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시아초대석]쇼핑은 '쇼킹'이다...승부사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

홍 회장은 지난해 또 한번의 기록을 세웠다. 연면적 5만9400㎡(1만8000평) 규모의 3관을 열어 전체 마리오아울렛의 영업면적을 13만2000㎡(4만평)로 확대한 것. 이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최대 규모다. 마리오 3관에는 패션ㆍ스포츠ㆍ가구ㆍ리빙 등 500개 브랜드가 있으며 특히 코치, 버버리, 마크제이콥스 등의 교외형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다루는 해외 유명브랜드도 입점시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지하 4~지상 13층 가운데 4개층(10~13층)은 판매 공간이 아닌 서비스 공간으로 문화센터ㆍ서점ㆍ푸드코트 등이 자리잡은 것도 특징이다.


2001년 초창기의 마리오아울렛이 '밥만 올라간 밥상'이었다면 현재의 이곳은 '반찬까지 골고루 차려진 밥상'이다. 소비자들은 이제 마리오아울렛에서 옷만 사는 게 아니라 각종 편의시설까지 누릴 수 있게 됐다.


홍 회장은 "아웃렛을 하면서 옷만 파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먹거리라고는 푸드코트 내 된장찌개가 다였으니 까다로운 고객들은 불편해했었다. 식음시설과 휴식공간을 보강한 덕분에 요즘에는 고객들이 '한나절 있어도 볼 것이 풍부할 만큼 구색이 많아졌다'고 평가해 뿌듯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동양 최대의 도심형 아웃렛을 만드는 사이 어느새 그의 머리에는 새하얀 구름이 앉았다.


최근 신세계, 롯데 등 대기업들이 아웃렛 경쟁을 펼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특히 이들이 올해 아웃렛사업에 주력하겠다고 밝힌터라 자칫 마리오아울렛은 힘겨운 다윗과 골리앗 싸움을 펼칠 수밖에 없다. 홍 회장은 하얗게 샌 머리를 쓸며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게 "망하면 된다"고 일축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백화점도 운영하고 저렴하게 판매하는 아웃렛 사업까지 적극 나서게 된다면 중소업체들로서는 대기업을 이길 수 없습니다. 만일 이들이 아웃렛 사업을 현재 교외형 중심에서 도심형으로까지 확대한다면 마리오아울렛은 문닫고 의류공장 하던 처음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요. 사업을 하려면 그 정도의 죽을 각오는 해야합니다."


홍 회장은 인터뷰 중에 '목숨걸고'라는 말을 5번이나 썼다. 그 정도로 사활을 걸고 매진하고 있다는 뜻이다. 홍 회장은 이 때문에 유통사업을 하지만 제조업을 항상 기본으로 여기고 있다. 마리오아울렛 지하에 의류공장을 운영하면서 지금도 까르뜨니뜨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디자인팀도 곁에 두고 홍 회장이 일일이 간섭할 정도다. '망하면 다시 제조업으로 시작하겠다'는 그의 결연함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죽을 땅이라야 산다'는 말은 그를 두고 하는 말일 터. 이러한 경각심이 지금의 홍 회장을 있게 한 힘이다.


홍 회장은 현재 제4관 개관도 염두에 두고 있다.
홍 회장은 "앞으로 여행사와의 제휴나 현지 홍보강화 등을 통해 해외 관광객 유치 마케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한국의 유명 브랜드를 싸게 살 수 있는 곳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더욱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정리=오주연 기자 moon170@, 사진=윤동주 기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