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국내 경제 여건이 올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미국의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있고 특히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경제의 경우에는 수출 및 내수 관련 지표가 개선과 악화를 반복하고 있지만 미약한 수준이나마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기존 340억 달러 전망치를 100억 달러 가까이 뛰어 넘은 430억 달러가 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주식시장이 2000포인트대를 오르내리는 점, 고용률과 민간소비도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등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해 12월 1.4% 상승에 그치면서 3월 이후 2% 내외의 안정세를 보인 점도 동결의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경기부양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빠르면 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번 금리동결이 만장일치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금리인하 기대는 지속될 것으로 점쳐졌다. 관건은 경기 회복 속도와 환율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보다 경기여건이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이번 금리동결의 가장 큰 이유"라며 "향후 국내경제에 위험요인은 결국 대외 경기와 원화의 절상속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슬비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통화정책방향이 성장세 회복 지원에 맞춰져 있는 만큼 1월의 만장일치가 아닌 결정은 향후 정책금리 인하 재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1%대까지 떨어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지금이 물가불안 없이 성장을 위해 금리를 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3월까지 금리 인하가 없으면 한은이 '실기'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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