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4개 품목 수입관세율 인하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중국이 올해 수입관세를 대폭 인하하면서 한국산 분유와 소형 가전제품 등의 대(對)중국 수출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은 내수 소비 수요를 진작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소비재·제조장비·친환경제품 등 총 784개 품목의 수입관세율을 최혜국 세율보다 낮게 조정했다.
특히 이번 인하 대상 품목 중 특수 조제분유는 기존 20%에서 5%로, 유아용 포장식품은 15%에서 5%로 낮아져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은 2008년 멜라민 분유사태 이후 안전한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외국 분유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져 분유 가격이 급격히 오른 상태다. 이번 관세 인하로 수입가격이 내려가면 소비자들의 한국산 분유 구매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특수 조제분유 수출은 지난해 1~10월 15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7.4%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유아용 포장식품 수출은 2600만달러로 53% 늘었다. 한국산 특수 조제분유와 유아용 포장식품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각각 3%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6개월~3세 영·유아 인구가 4000만명에 달하고 매년 1500만명의 신생아가 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분유시장은 한국 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이다.
다리미·전자레인지·전기밥솥 등 소형 가전제품 및 관련 부품의 수입관세율도 기존에는 최고 35%에 달했으나 올해부터 최저 8%까지 낮아졌다. 이번 관세 인하로 수입 소형 가전의 판매가격이 내려가면 이에 대한 구매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대중국 소형가전 수출 규모는 아직까지는 작은 편이지만 전기밥솥·전기포트 등을 중심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0월 대중국 전기밥솥 수출 규모는 367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9.5% 늘었다. 같은 기간 전기·커피포트 수출도 31만달러로 96.4% 급증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대형 가전의 경우 대체로 고가·고급제품을 구매하지만 소형 가전은 저가 제품을 선호한다. 한국산 전기압력밥솥 등 주방용 소형 가전은 기능이 우수하고 품질이 좋지만 가격대가 높아 구매 의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중국에서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전기밥솥 가격은 50~300위안인 데 비해 한국산 전기밥솥은 1000위안 이상으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 소비자들의 생활수준이 올라가면서 기능이 우수하고 품질이 좋은 수입산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어 이번 관세 인하와 맞물려 한국산 제품의 수요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이 밖에 전동차용 리튬전지와 자동차용 공기조절기·유압엔진·콘택트렌즈 등 중국 수입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의 수입관세율도 낮아져 앞으로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한국산 전동차용 리튬전지는 지난해 1~10월 14억7383만달러를 수출해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이 40.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콘택트렌즈 수입시장 점유율도 23.8%로 높았다.
코트라 관계자는 "내수 확대와 소비 수요를 감안해 앞으로도 점진적으로 수입관세 인하가 추가적으로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관세가 떨어진 만큼 최종 소비자가격이 떨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중국 소비자들의 외산 제품 구매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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