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교도소 수용자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연상되는 장면은 푸른색 수의(囚衣)를 입은 모습이다. 500원짜리 동전크기 만한 단추가 3~4개 달린 상의와 고무줄로 허리춤을 감싼 하의는 모두 짙은 파란색으로 물들어 있다.
그러나 수용자를 지칭하는 '푸른 수의'라는 표현도 이제는 더 이상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 됐다. 물론 아직도 푸른색 계통의 수용자복이 가장 많지만 계절에 따라, 수용자 신분에 따라 이제는 10가지 색이 넘는 복장이 사용 되고 있다.
크게 남·녀를 기준으로 수용자복 색과 디자인이 다르다. 이 중에서도 형이 확정된 기결수의 경우 남·녀 평상복 모두 푸른색으로 통일돼 있다. 다만 동복이 가장 짙은 푸른색이고 하복은 반팔 상의에 하늘색에 가까운 색으로 시원한 느낌을 준다. 여자 평상복은 남자 평상복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밝은 푸른색이다. 허리선이 들어간 디자인이 눈에 띈다.
반면에 재판이 진행 중이라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 평상복은 갈색 계통으로 기결수복과 큰 차이가 있다. 역시 남자 미결수 평상복이 가장 짙은 갈색이고 여성은 옅은 색으로 구분돼 있다.
이와 별도로 4가지의 특수복도 마련돼 있다. 환자복은 푸른색 세로 줄무늬가 들어가 있다. 일반 병실의 환자복과 유사한 무늬다. 또 호송복이 따로 마련돼 있는데 짙으면서 밝은 푸른색 복장이다. 호송도중 수용자가 도주하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눈에 잘 띄는 선명한 색을 채택했다.
여자 수용자는 외부통근자복이 따로 있다. 짙은 붉은색 계통으로 이전에 알고 있는 수용자복 색과는 크게 차이가 있다. 더불어 여자 모범수형자복도 있는데 분홍색을 채택해 한층 화사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법무부는 지난 2007년,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의류 및 침구 제식규정을 변경했다. 이런 변화로 수용자가 스스로 자존감을 갖고 범죄적 성향을 개선하는 능동적 심리치료 효과가 기대된다.
우리나라처럼 다른 나라에서도 죄수복은 어두운 색에서 밝은 색으로 바뀌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는 주(州), 카운티 단위별로 각기 다른 색과 디자인의 수용자복을 채택하고 있다. 다만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색은 주황색으로 역시 눈에 잘 띄면서 밝은 느낌을 주는 효과가 있다.
일본도 지난 2005년 수용자들의 정신 건강을 돕기 위해 더 밝은 죄수복과 침대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전까지 수용자복은 짙은 밤색이나 회색 계통이었다.
<참고자료=법무부>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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