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군당국이 가격이 오른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RQ-4 블록 30형)를 일방적으로 도입하는 방식 대신해 경쟁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한국군은 지난 2006년부터 미정부에 판매승인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하다 미국방부가 최근에 미의회에 승인요청을 했다. 하지만 이미 가격이 세배이상 올랐다.
26일 군 관계자는 "미국방부가 미의회에 판매승인요청서를 제출하면서 제시한 금액은 우리정부가 예상한 가격 4000여억원의 3배인 1조3000억원"이라며 "승인이 되더라도 협상이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도 현재 3배이상 오른 가격때문에 글로벌호크 도입사업을 축소 또는 폐기할 방침이다. 대신에 U2정찰기를 2020년대까지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우리정부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가격이 올라 포기하는 정찰기를 굳이 이용해야겠냐는 논리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3월 '국방개혁 307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글로벌호크라는 특정 기종을 거론하며 "2015년 이전에 반드시 도입해 전력화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올해 예산 4500억원을 배정했지만 글로벌호크를 도입하기에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방위사업청 노대래청장은 지난해 6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무리해서 도입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바 있다. 고고도 무인정찰기를 포기하고 중고도 무인정찰기를 고려하는 방안과 고고도 무인정찰기의 다른기종을 포함시켜 경쟁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한국구방연구원(KIDA)도 올해 10월 연구용역을 통해 "군이 ROC(작전요구성능)를 수정할 수 있으면 다른 기종도 도입할 수 있다"면서 "사업추진기본전략의 변경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군당국은 글로벌호크의 성능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미 국방부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석 달간 평가한 결과 글로벌 호크 블록 30형은 작전임무의 40%밖에 수행하지 못했고 발전기 등 핵심부품의 고장이 16곳 발견됐다.
이때문에 정부는 고고도 다른 경쟁기종도 경쟁대상에 포함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시험평가 중인 팬텀아이와 글로벌옵저버 등 2개 기종에 대한 평가자료를 제출해주도록 미측에 정식으로 요청한 상태다.
후보기종인 글로벌옵저버는 적의 대공미사일이 미치지 못하는 20km 상공에서 일주일간 비행할 수 있고, 인공위성을 통해 운용되며 적 레이더에 방해받지않고 0.3m 해상도의 정보수집이 가능하다. 또 150마력 엔진 2기를 탑재해 날개 길이 53m에 정찰 반경은 500km에 이른것으로 알려졌다. 순항속도 시속 280여㎞에 이른다.
2008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보잉사의 팬텀아이는 2개의 연료통에 액화수소연료 0.9t을 탑재하고 6만5000피트 상공에서 4일간 비행할 수 있다. 양날개 길이는 동체길이 15.2m의 두 배에 달하는 33.5m다.
미국의 글로벌호크는 노드롭 그루만사가 2000년에 개발한 고고도 무인정찰기로 동체길이 13.5m, 날개길이 35.4m로 비교적 큰 비행체다. 이 때문에 1500m이상의 긴 활주로가 필요하지만 15~20km의 고도에서 시속 635km의 속도로 2만 2200km까지 비행할 수 있다. 또 글로벌호크는 지상 20㎞ 상공에서 레이더(SAR)와 적외선탐지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등 첩보위성 수준급 전략무기로 900kg의 탑재체를 싣고 32시간 이상을 비행할 수 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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