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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또 한 번 껍질을 깰 차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9초

기성용, 또 한 번 껍질을 깰 차례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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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첫 번째 과제였던 잉글랜드 무대 연착륙에는 성공했다. 최대 장점을 십분 발휘하며 주전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젠 한발 더 나아가 리그 내 정상급 미드필더로 발돋움할 차례다.


기성용(스완지 시티)은 새로운 머리스타일만큼이나 스타일리쉬한 미드필더다. 정확한 킥력은 물론 공수 조율 능력, 수비력 등을 두루 겸비했다. 그 중에서도 최대 장점인 공격 전개 능력은 이미 증명됐다. 거리와 방향에 상관없이 정확한 패스로 공격의 물꼬를 트고 있다. 평균 92.5%의 높은 패스성공률에서 그 질을 알 수 있다. 결정적 패스를 뜻하는 키 패스(Key Pass) 역시 1.3회로 수비형 미드필더로선 높은 편이다.

팀 스타일과도 시너지를 낳고 있다. 스완지는 짧고 세밀한 스페인식 패스 플레이를 강점으로 삼는다. 기성용이 FC서울과 대표팀 시절 경험했던 축구다. 더불어 스코틀랜드 무대에선 선굵은 축구를 경험했다. 자연스레 팀의 강점은 증폭시키고, 약점은 보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공격전환이 필요하거나 역습에 나선 상황에서의 롱패스는 기성용만의 장점이다. 이는 스완지 전술에도 유연성을 부여한다. 상대에 맞춰 기존 4-2-3-1은 물론, 제로톱 형태의 4-3-3 등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허리 강화를 위해 제로톱 카드를 꺼내들 땐 기성용의 측면이나 빈 공간을 노린 패스가 힘을 발휘한다. 덕분에 기성용은 EPL 데뷔 석 달여 만에 팀의 주전 자리를 확실히 꿰찼다.

기대가 커지는 만큼 넘어야 할 과제도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기성용은 9일(한국시간) 노리치시티전(3-4 패)에서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평점 5점을 받았다. 평균 이하의 활약이었단 뜻이다. 매 경기 평점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곱씹어볼 대목임에는 분명하다. 몇몇 장면에서 기성용의 부족한 점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날 기성용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태클 1회, 가로채기 2회를 기록했다. 경기당 태클 1.4회, 가로채기 1.2회와 비슷했다. 태클은 팀 내 주전급 미드필더-수비수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며, 가로채기는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인 브라이튼(2.3개)의 절반 수준이다. 유럽 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평균 태클 3~4회, 가로채기 2~3회에 비해서도 턱없이 부족하다.


물론 태클과 가로채기 횟수만으로 수비력을 계량화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기성용이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어떤 점이 향상되어야 할지를 읽어내기엔 충분하다.


제공권도 마찬가지다. 기성용은 187㎝로 미드필더로선 장신에 속한다. 반면 헤딩력은 스스로도 꼽는 약점이다. 그렇다 보니 공중볼 싸움에서도 적극성이 떨어진다. 물론 중앙 미드필더에게 꼭 필요한 덕목은 아니지만, 몸싸움과 제공권 경합이 잦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보완해야 할 단점이다.


특히 세트피스 상황에서 좋은 수비 옵션이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노리치는 득점의 절반가량을 세트피스로 만들어내는 팀이다. 이날도 두 골을 프리킥으로 뽑아냈다. 기성용의 약점이 드러나기 쉬운 상대였던 셈이다. 특히 전반 44분 세 번째 실점 장면에선 자신의 앞으로 돌아 뛴 홀트를 놓친 기성용의 움직임이 아쉬웠다. 마크 선수에 집중한 탓이기도 했지만, 공중볼을 향한 조금 더 적극적인 자세가 부족한 것도 한 이유였다.


여기에 골까지 터져준다면 금상첨화다. 기성용은 올 시즌 24차례 슈팅을 시도했다. 미추(48회)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횟수임에도 아직 골 맛을 보지 못했다. 분명 득점력은 갖춘 선수다. 셀틱에서의 세 시즌 동안 리그 44경기 9골 10도움으로 활약했다. 마수걸이 골로 자신감을 더욱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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