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차기정부 대규모 양적완화...엔화 약세,화폐전쟁 불가피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40년에 걸친 엔화의 달러화에 대한 가치 상승은 종말을 맏이 하게 된다.”
미국의 경제전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칼럼니스트 빈슨트 시그나렐라와 다우존스 외환 전문기자 스티븐 버나드가 지난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일본의 경제기초여건과 기술적인 요인을 들어 엔화 달러간의 흐름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한마디로 엔화 약세가 전개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40여년 동안 일본 엔화는 끊임없이 강세를 보이면서 시장 참여자들을 때때로 당혹하게 했다면서 1971년 이후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77%이상 가치를 상실했다고 주장했다.역으로 일본 엔화 가치가 그만큼 올랐다는 것이다.
일본의 대규모 대미 무역흑자로 일본과 유럽,미국간 무역마찰이 심해지자 1985년 9월 주요 5개국(G5) 장관이 뉴욕 플라자호텔에 무여 미국의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의 평가절상을 유도하고 이것이 순조롭지 못하면 정부 협조개입을 통해 해결한다는 이른바 플라자합의 이후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줄기차게 상승하면서 이론에 불황을 초래한 게 사실이다.
플라자 합의직전 달러당 240엔대였던 엔화는 1985년 말 200엔, 1988년 120엔대로 오르는 등 3년 사이에 가치가 무려 100%나 상승했다. 이후에도 엔화가치는 계속 올라 지금은 달러당 81엔대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일본은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는 등 한계에 봉착한 징후를 보이고 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마켓워치에 기고한 ‘엔이 벼랑끝으로 다가간다’는 글에서 불황인 국가에서 통화가 강세를 띠는 것은 ‘자살’이라고 규정하면서 일본이 앓고 있는 중병을 극복하는 유일한 해법으로 엔화의 평가절하를 제시하기도 했다.
빈슨트와 스티븐 역시 경제기초여건과 기술 등 두가지 면에서 너무나 많은 조짐들이 엔화의 약세를 예고하고 있다면서 달러가 엔화에 대해 5%이상 절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역시 이들도 엔화의 하락에 무게를 둔 것이다.
그들은 달러화가 200일 이동 평균선인 달러당 79.93엔 선을 깨고 새로운 잠재 지지선을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엘리옷 파동 이론을 원용해 80.68엔을 엘리옷 파동의 다섯 개 주기 중 첫 번째 파동으로 간주하고 엔화가 가까운 시기안에 급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930년대 미국의 R.N 엘리엇이 개발한 주가 변동이론인 엘릿 파동이론은 주가는 상승 5개 파동과 하락 3개 파동 등 8개의 파동이 하나의 사이클을 구성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시장이 세 번째 파동의 꼭지점을 향해 가고 있으며 이 꼭지점은 첫 번째 파동의 꼭지점보다 높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또 다섯 번째이나 마지막 파동은 2011년 최고치인 달러당 85.53엔 수준에 도달해 세 번째 파동의 꼭지점을 무색하게 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는 현재 81.15엔으로 85.53엔이 된다면 약 5%이상 절상되고 엔화는 5%이상 절하되는 것이다.
엔화가 약세가 될 요인은 이 뿐이 아니다.이들은 다음달 총선 이후 들어설 일본의 새 정부는 대규모 양적완화를 단행할게 확실하다고 내다봤다.
새 정부의 유력한 총리 물망에 올라 있는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는 지난 16일 중의원 해산후 기자회견을 열고 “은행법 개정을 통한 대담한 금융완화 정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혀 이들의 관측이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본 정부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펴면 엔화 뭉칫돈이 풀리면서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금리는 낮아지며 일본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은 높아지게 된다.
아베 총재는 15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에 ‘무제한 양적완화’를 주문하면서 현재 1% 인플레이션 관리 목표치를 2~3%로 높일 것을 촉구했다. BOJ는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채권매입에만 주력해왔다.
아베는 앞서 11조엔(미화 138억 달러) 규모의 채권매입 기금 증액은 ‘무의미’하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아베가 자기 공약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대단히 크다.그는 총리가 된담녀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기견해와 가까운 사람을 내년에 공석이 되는 BOJ와 부총재 자리에 넣겠다고 공언해놓아 대규모 양적완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일본 정부의 대규모 양적완화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빈슨트 등은 더 높은 인플레이션 목표를 맟추기 위한 무제한 매입 요청은 ‘안전한 피난처’라는 엔화의 지위를 종식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국채위기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일본 국채에 몰려드는 상황이 종식될 것이라는 얘기로 이는 엔화 강세의 종말도 다가온다는 말과도 같다.
국채 수요가 낮아지면 국채발행 금리가 올라가는 단점이 있지만 아베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로 채워진 BOJ가 발권력을 동원해 무진장 돈을 찍어낸다면 필요한 돈은 얼마든지 조달할 수 있다.
또 일본 경제에도 약이 될 수 있다.일본 경제 성장률이 3·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3.5%를 기록해 교과서 상의 ‘침체’에 빠졌다. 소니와 파나소닉,샤프 등 일본 수출 대기업들이 엔화 강세와 글로벌 경쟁격화로 타격을 입어 3분기에 초상집 같은 실적을 냈는데 엔화 약세는 이들에게 가격경쟁력을 부여해 생산을 늘릴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하고 이들 기업의 생산은 고용과 소비를 낳는 길을 열게 된다.
엔화 약세는 주변국인 한국과 중국에게는 악재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경제위기 탈출을 위해 미국이 4차 양적완화를 할 의사를 굳이 감추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도 생존차원에서 대규모 양적완화를 선택할 경우 달러와 엔,위안과 원화간 화페전쟁은 불을 뿜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박희준 기자 jacklondo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박희준 기자 jacklondon@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