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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형 명품 한식당'으로 뚫은 신동빈 회장의 역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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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형 명품 한식당'으로 뚫은 신동빈 회장의 역발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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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롯데호텔서울은 대한민국 토종 브랜드인 만큼 가장 한국적인 것을 내세워야 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굳은 신념이 롯데호텔 한식당을 재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신 회장이 지난 2년간 적극 투자해 온 결과, 특1급 중 가장 오래된 한식당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면서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하고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대표 한식당으로 자리매김한 것.

대부분의 특급호텔들이 '돈이 되지 않으니 한식당을 접자'는 분위기 속에 한식당을 축소·폐점했지만 신 회장의 역발상이 '한식=일반식당에서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틀을 깨고 이미지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서울의 한식당 무궁화는 2010년 11월 리뉴얼 이후 서양인과 내국인 고객 비율이 2배 이상 증가했다. 1979년 롯데호텔 개관과 동시에 문을 연 무궁화는 한때 수익성 악화로 폐점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현재 특1급 호텔 중 가장 오래된 한식당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신 회장이 한식당 무궁화의 리뉴얼 작업에만 쏟아부은 비용은 50억원. 지난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지하 1층에 있었던 한식당을 호텔 최고층인 38층으로 이전하고 고급 레스토랑으로 꾸미도록 지시했다. 지하에 있었던 무궁화는 정오부터 쉬는 시간 없이 종일 운영되는 캐주얼 한식당으로 운영돼왔다. 불고기 정식과 돌솥비빔밥 정식 등과 같은 정식류와 단품류 위주였다. 가격은 3만~6만원대로 사전 예약 고객보다는 호텔에 투숙 중이거나 근처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기는 일본·중국·동남아 관광객들이 잠시 들러 간단히 한 끼를 해결하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단품 위주이다 보니 준비하는 시간과 비용부담도 컸다. 타 호텔들이 겪는 고민처럼 수익성에 대해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신 회장이 선택한 것은 '폐점' 대신 '투자'였다. 흔한 한국 음식을 파는 대중 식당이 아니라 럭셔리한 레스토랑으로 탈바꿈시켰다. 현재 무궁화에서는 단품메뉴 없이 모두 코스메뉴만 판매한다. 가격은 7만~25만원. 이렇게 운영하다 보니 호텔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이전한 것처럼 위상 또한 격상했다. 가격을 높이고 최고급을 추구해 고객도 관광객 위주에서 비즈니스 접대고객이 늘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주·유럽계 등 서양인과 내국인 고객 비율이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이다. 무궁화는 90% 이상이 사전예약 고객으로 비즈니스를 위해 한국을 찾은 출장객과 사업상 접대, 격식 있는 모임, 상견례 등의 자리로 이용된다.


'호텔형 명품 한식당'으로 뚫은 신동빈 회장의 역발상 롯데호텔서울, 한식당 무궁화


롯데호텔 관계자는 “신 회장의 역발상이 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 럭셔리하게 하면 장사가 잘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맞아떨어진 것”이라면서 “리뉴얼 시 정통 한식을 보급할 것인가, 외국인 입맛에 맞게 퓨전요리를 활성화할 것인가를 놓고 수개월 동안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 결과 전통적인 공간 전개형의 한 상 차림이 아니라 양식처럼 먹거리를 코스로 나눠 차례로 내놓았으며 단품메뉴 없이 정식 상차림 개념의 코스메뉴로만 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식전먹거리·찬전식·죽류·생선요리·구이요리·후식 등 각각의 코스를 소반차림으로 제공한 것이 차별점”이라면서 “외국인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세련된 스타일의 정통 한식을 선보이고자 한 전략이 그대로 맞아떨어져 일평균 매출이 종전보다 2.5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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