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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매몰비용 지원에 지자체 '희비 쌍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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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뉴타운 출구전략 속도..자치구는 예산 비상
조합 설립인가 지역은 "겨우 주민 설득했는데" 반발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뉴타운 취소 과정에서 추진위원회 뿐만 아니라 조합들도 매몰비용(사용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조합설립인가 전 단계에 있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 대해서만 지원을 예고한 서울시 개정안이 업그레이드된 셈이다.


국토해양부는 매몰비용 지원 대상인 추진위 취소 뿐만 아니라 조합설립인가를 취소하는 정비사업지에 대해서도 지자체가 비용 일부를 지원하도록 한 개정안이 14일 통과됐다고 밝혔다.

상임위와 본회의 등의 논의가 남은 상태지만 지원확대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논란은 거세질 전망이다. 출구전략에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서울시만하더라도 관련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이로인해 사업지내 이해관계도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지원하게 될 자치구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매년 쪼그라드는 재정 탓에 지원이 쉽지 않아서다.

조합 매몰비용 지원에 지자체 '희비 쌍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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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기회로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에는 속도가 붙었다. 매몰비용 지원을 추진하는 대상폭이 국회에서 먼저 확대됨에 따라 서울시로서는 추후 책임을 덜 수 있게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본회의 등의 절차가 남은 상태로 좀 더 상황을 지켜본 뒤 후속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하지만 출구전략을 추진하는 입장에서 지원대상 확대의 의미는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해당 사업지도 비슷한 분위기다. 서울시내 총 1300여개 정비사업지 중 추진주체가 구성된 293개소 모두 대상지에 올랐다. 추진위 뿐만 아니라 조합마저 매몰비용 지원이 가능해져 해제를 추진하는 사업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시장 혼란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진다.


최근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사업지 관계자는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어렵게 설득해 조합을 설립한 수십개 사업지에 다시 불안요소를 심어준 것”이라며 “추진주체는 물론 어느정도 단계에 올라선 사업지에 해제 지원 폭만 열어준 것은 역차별이다”고 언급했다.


예산도 문제다. 내년 서울시 예산 중 재개발 조합·추진위 등에 지급할 매몰비용은 단 39억원, 뉴타운 해제 등을 검토하기 위한 실태조사 비용은 72억원에 불과하다. 현재 서울시가 추정하고 있는 재개발 구역의 평균 매몰비용은 5억5000만원, 재건축 구역이 2억원인 상황에서 내년 예산으로는 재개발 10곳을 지원하기도 어렵다.


추진위에 비해 조합의 매몰비용 부담이 더 크다는 것도 골칫거리다. 뉴타운 출구전략 시행 1호인 수원 권선5구역의 경우 사업시행인가까지 간 상태에서 취소돼 시공사로부터 대여금 41억원 반환을 요구받았다. 결국 단 몇 %라도 지원해야하는 서울시로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하지만 입장정리가 가장 곤란한 쪽은 해당 자치구다. 추진위 해제에 따른 지원 예산도 없는 상황에서 향후 조합취소 사업지까지 책임을 져야한다. A구청 관계자는 “서울시내 대부분의 자치구들이 정비사업 해제에 따른 비용을 내년 예산에 전혀 반영하지 않은 상태”라며 “서울시의 각종 복지정책이 계속될 경우 내년은 물론 2~3년뒤에도 매몰비용 지원은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실제 지난해 서울시 행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평균 재정 자립도는 2005년 55%에서 2011년 47%로 급감했다. 지난해 재정자립도 1위인 강남구만하더라도 올해 예산 5000억원 중 가용재원은 400억원에 불과했다. 서울시의 무리한 무상보육 확대에 강남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들이 최근 영유아 보육사업 추가부담금을 예산에 편성하지 못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B구청 관계자는 “주민의 뜻에 따라 개발을 취소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지만 국비지원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용부담을 자치구에 돌리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자치구)우리로서는 매몰비용 예산이 전혀 없어 해제가 결정되고 지원이 확정되더라도 서울시에 손을 빌려야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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