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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인가, 동남풍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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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여신은 오바마의 편이었던 모양이다. 오바마와 롬니 두 후보의 팽팽한 접전이 펼쳐지던 미 대선이 갑자기 불어 닥친 허리케인 ‘샌디’의 효과로 요동치고 있다. 사실 자연 재해의 발생은 그 자체만으로도 현직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대통령은 연일 매스컴에 등장해 재난관리 행보를 통해 ‘슈퍼맨’ 이미지를 쌓을 기회가 생기는 반면, 그의 정적은 국가적인 재난 상황 앞에 정치 공세를 유보할 수밖에 없어 이슈의 초점에서 밀려나고 존재감마저 잃게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롬니 입장에서 보자면 허리케인 ‘샌디’는 아닌 밤중의 홍두깨요, 하늘도 무심한 일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화당 출신의 블룸버그 뉴욕 시장과 롬니 지지자였던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마저 공개적으로 오바마의 재난 대응 능력을 칭찬해 오바마의 상승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크리스티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롬니를 위해 기조연설을 하며 대표적인 ‘오바마 저격수’로 떠오른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크리스티 주지사의 이런 ‘변심’을 가리켜 주 재정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천문학적인 재난 복구비용을 지원받기 위한 구애의 제스처라느니, 공화당의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크리스티 주지사가 2016년 대선을 염두에 둔 노림수라느니 하며 폄하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허리케인 이후 오바마는 커졌고 롬니는 작아졌다는 사실이다.


물리적인 바람은 아니지만, 대선을 40여일 앞둔 한국의 정가에도 연일 바람이 불고 있다. 이른바 PK(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동남풍 대 ‘NLL 논란’으로 대표되는 북풍이 그것이다. 혹자는 세 후보가 팽팽한 경합을 벌이는 이런 선거 구도를 가리켜 위나라, 오나라, 촉나라가 천하를 놓고 다투던 중국의 삼국지에 견주기도 한다.

특히 야권의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통해 박근혜 후보에 대응하려는 전략이, 오와 촉이 동맹을 맺어 위에 대항하는, 삼국지 최고의 명장면인 ‘적벽대전’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최근 야권 두 후보 간의 단일화 작업이 급물살을 타면서부터는, 과연 누가 대선에 승리할 수 있는 후보인지를 둘러싸고 게임이론까지 등장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지지층 결집력과 부동층 및 보수표 잠식력을 놓고 소소한 인터넷 게시판에서부터 주요 일간지들까지 끊임없이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불문가지다(적어도 선거 내내 이슈의 초점이 됐으니 흥행에는 성공했다). 두 후보가 힘을 합한다고 해서 ‘1+1=2’가 되는 단순한 셈법을 기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과연 어느 후보가 ‘동남풍’을 타고 막판 상승세를 발휘하는 주인공으로 떠오를까? 보수층을 결집시킬 새로운 ‘북풍’ 아이템이 느닷없이 천재지변처럼 등장하지는 않을까? 기왕 삼국지에 비교를 했으니, 북풍을 동남풍으로 바꾸는 신출귀몰로 우리를 흥분시킬 제갈량은 어디 없을까? 무엇보다도 민주주의 최고의 축제인 선거가, 더 지루해지기 전에 어서 그 하이라이트인 TV토론으로 넘어가기를 고대하는 마음이다.
-컨텐츠 총괄국장 구승준-


이코노믹 리뷰 구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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