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재정포럼 토론회서 증세 제안
부가세율 2%p 늘릴땐 年 15조원 세수 효과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대통령선거 후보들이 앞다퉈 복지 정책을 내놓는 가운데, 복지재원을 마련하려면 부가가치세율을 12%로 높여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31일 오전 건전재정포럼과 국가경영전략연구원(NSI)이 함께 개최한 정책토론회 자리에서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대표 발제자로 나서서 이런 내용을 제안했다.
강 전 장관은 여야가 마련한 복지재원 조달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민주통합당은 소득세ㆍ법인세 최고세율 상향조정과 복지 전달체계 및 예산지출구조 개혁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세입을 확대하고 세출을 줄여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증세카드에 더욱 소극적이다.
이에 대해 강 전 장관은 "증세없는 복지확대는 불가능한데 여야 대선주자들은 이를 말하는데 소극적"이라며 "우리경제가 3% 수준으로 저성장하면 새로운 복지없이 경기부양 차원에서라도 재정지출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여야가 내놓은 기존 방안에 추가적으로 부가가치세율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부가가치세율 10%를 12%로 2%포인트 올리면 매년 약 15조 정도 추가적인 증세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소득세 부과대상 확대는 소득재분배에 역행한다는 점에서, 재산관련세는 부동산 침체상황 때문에 적합하지 못하다고 반대했다.
부가가치세가 저소득층에 불리한 소득역진성이 있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물건에 포함돼 내는 세금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소득세보다는 낮다고 설명했다. 물가상승을 유도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세율을 올릴 때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이지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경제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날 토론회에서는 부가가치세율 인상이 사실상 실행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우성 한림대 교수는 "현재 경기침체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간접세이어서 소득역진적인 성격이 있다"며 "가장 중요한 난관은 국민과 정치권을 설득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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