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딸이었네/구슬을 문 용이었네/강물이 역류하여/허튼 바람 침노하니/서러운 물가에서/구슬 눈물 돌아보네
한구슬 수심가(水心歌)/이빈섬
■ 한구슬의 노래특집(3) - 백제 비후태수가 구슬낭자를 죽이려 할 때 봉화가 올랐고, 고구려 특공대가 들이닥쳤다. 조의선인( 衣仙人, 신라의 화랑과 같은, 젊은 풍류도 무리)이었던 을밀이 선봉대장이었다. 고구려 안학공주를 사랑하고 있던 을밀은 이번 한구슬 구출작전을 성공하면, 공주와 결혼하도록 허락받았다.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고 적지로 달려온 것이다. 을밀은 비호같은 솜씨로 말 뒤에 한구슬을 태우고 고양 고봉산으로 달려갔다. 그 위에서 봉화를 올려 작전이 성공했음을 알린다. 봉화를 지피는 일은 한구슬이 맡았다. 불빛을 보고, 한구슬의 연인인 흥안태자의 주력군이 다물(多勿, 영토회복의 노래)을 부르며 달려왔다. 태자는 이미 안장왕이 되어 있었다. 두 사람은 마침내 한강변 덕양에서 서로를 부둥켜 안았다. 고양시 지명의 '고'는 한구슬이 봉화를 올린 고봉산이요,'양'은 두 사람이 상봉한 덕양이다. 도시 이름 하나에, 원조 춘향스토리가 들어있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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