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구조조정이 아니라 구조재편입니다."
박기홍 포스코 부사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KRX)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3·4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포스코의 구조재편은 단순히 회사를 팔고 하는 게 아니라 핵심 사업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흔히 얘기하는 구조조정이 자산 매각과 인력 감축 등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경기악화로 최악의 불황을 맞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의 맏형이자 세계 4위 철강사인 포스코가 사업구조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룹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포스코는 '구조조정'이 아니라 '구조재편'이라고 강조한다. 사실 구조조정과 구조재편은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다. 구조조정이라 하면 부실 기업 퇴출이나 인력 감원이 제일 먼저 떠올라 어감이 좋지 않을 뿐이다. 외환위기를 겪은 아픔 탓이다.
박 부사장은 "올 초부터 공격적으로 구조재편을 진행 중"이라며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기다려 봐야 의미 있는 구조재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오랫동안 추진해 온 구조조정의 결과물을 선뜻 내놓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선택과 집중을 하다 보면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는 결단이 필요하다. 구조조정이 됐든 구조재편이 됐든 용어의 선택보다는 실행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포스코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우고 투자를 확대하는 동안 글로벌 경기는 극도로 악화됐다. 외환위기 때보다 더하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당장 포스코만 하더라도 3분기 매출(별도재무제표 기준)이 전 분기보다 3.4% 줄어든 8조9103억원, 영업이익은 22.5% 급감한 8195억원을 기록해 '1조 클럽'에서 빠졌다.
언제 경기가 살아날지 아무도 쉽게 예단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때일수록 리더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리더십에 포스코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상황은 녹록치 않다. 업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실적은 나빠지는 데다 최근 글로벌 신용등급마저 떨어졌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영향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포스코가 과감한 결단을 통해 불황과 외풍을 이겨내고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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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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