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하나금융지주 계열 외환은행의 김해공항 입점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화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지난 16일 김해공항 국제선청사 상업시설 운영자 선정 입찰에서 최종 입점 은행으로 선정됐다.
이번 입찰은 임대료(VAT 별도)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외환은행은 연간 80억원 가량을 임대료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기존 입점은행이 냈던 연간 임대료의 2배 수준이다.
임대 계약기간이 다음달부터 5년인 점을 감안하면 외환은행이 한국공항공사에 내야하는 임대료만 400억원에 달한다.
외환은행이 임대키로 한 지점 면적은 297.81㎡(약 90평). 평당 임대료가 8900만원인 셈이다.
입찰금액 소식이 은행권에 알려지면서 입찰에 참여한 은행들이 하나금융지주의 무리한 투자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내년 봄으로 예정된 김포국제공항 입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김포국제공항에는 현재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입점해 있으며, 임대료(보증금 포함)는 연간 80억원이 안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8월 기준(월간) 김해공항과 김포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각각 37만8716명과 39만3320명으로 김포공항을 이용하는 고객이 조금 더 많다. 김해공항의 임대료가 2배 가량 오르면 김포공항 임대료도 덩달아 뛸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나금융 계열의 외환은행이 과도한 베팅을 하면서 인천ㆍ김포ㆍ제주공항의 임대료가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비싼 임대료는 은행 손익은 물론 고객 서비스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관계자는 "공항은 상징성이 커 개별 점포의 수익성 만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며 "외환이나 하나의 이미지 상승과도 직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인천국제공항에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이 입점해 있으며, 김포공항에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제주공항에는 신한은행과 제주은행이 각각 입점해 있다.
국제공항 은행지점은 해외로 드나드는 관문이라는 상징성과 내ㆍ외국인들에 대한 홍보효과가 크다는 이유로 은행들이 적자를 보면서도 입점하기를 원하는 곳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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