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갑작스럽게 발표된 구글의 실망스런 실적, 고용 부진의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장 초반 발표된 경기선행지수 등의 호조세로 상승세를 보이던 증시는 구글의 실적이 공개된 직후 하락폭을 줄이다 결국 하락반전했다.
이에 따라 3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던 S&P 500지수는 4일만에 하락 반전했다.
S&P 500 지수는 전일대비 0.24% 하락한 1457.43포인트로 장을 마쳤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06% 내린 1만3548.94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01% 내려 3072.87포인트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공급 우려가 완화되며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보다 2센트 하락한 배럴당 92.1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 유는 전일보다 33센트 내린 배럴당 112.42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 유가는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7.4%를 기록해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공급 우려가 완화되며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값은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12월 인도분 금은 0.5% 하락, 온스당 1744.7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구글 3Q '어닝쇼크'..발표착오에 한 때 주식거래 중단= 이날 구글은 장이 마감된 이후 미국 동부시간 오후 4시30분 컨퍼런스콜을 통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구글의 실적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하는 대행업체 R.R. 돈넬리앤선스가 사전 승인없이 미리 SEC에 보고서를 제출, 예상보다 일찍 공개됐다.
갑작스럽게 공개된 구글의 3분기 주당순이익은 9.03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10.65달러를 하회했다. 매출은 113억 달러로 이 또한 전문가 조사치인 118억달러를 밑돌았다.
실적이 발표된 직후 구글의 주가는 폭락, 장중 9%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나스닥 시장위원회는 주가가 폭락한 구글의 주식 거래를 미국 동부시간 낮 12시50분부터 오후 3시20분까지 중단했다.
이날 구글의 하락 여파로 기술주의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S&P 500 지수의 기술종목은 1.80% 하락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세계 최대 담배 생산업체인 필립 모리스의 3분기 실적이 예상을 밑돌며 약세를 보였다. 필립모리스는 실적발표를 통해 3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6.3% 하락한 22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회성 아이템을 제외한 이익은 주당 1.38달러를 기록, 전문가 예상치 1.39%를 밑돌았다.
모간스탠리는 일회성 경비를 제외한 3분기 주당 순익이 28센트를 기록, 전년 동기 1.14달러 대비 급감했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 전망치 25센트는 상회했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존은 애플의 아이폰 판매로 인한 휴대폰 신규 가입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에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지난해 동기보다 21%와 4%가 늘어난 290억 달러와 43억 달러를 기록했다.
◆경기선행·제조업 지수 개선..고용은 부진= 이날 발표된 미국의 9월 경기선행지수는 7개월래 최대 폭으로 상승하면서 장 초반 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였다.
9월 경기선행지수는 전달 대비 0.6% 상승, 전문가 예상치인 0.2% 상승을 웃돌았다.
미국 필라델피아 인근 지역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필라델피아 연준 지수도 시장의 예상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10월 필라델피아 연준지수는 5.7을 기록, 전달 -1.9와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문가 예상치 1.0을 모두 넘어섰다.
그러나 지난주 4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급반등,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미국 노동부는 이번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8만8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주인 33만9000건보다 증가한 수준이며, 전문가 예상 조사치인 36만5000건도 넘어서는 수준이다.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알 수 있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도 지난주 36만5500건으로 전주의 36만4750건보다 다소 늘었다.
실업보험 연속 수급 신청자수의 경우 325만2000건을 기록, 이전치인 327만3000건보다 줄었으며 예상치인 327만5000건에도 조금 못 미쳤다.
제프리스그룹의 톰 사이먼스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증가분은 전주의 급감세를 조정하기 위한 것"이라며 "고용 시장이 점진적으로는 향상되고 있고, 더디지만 경제도 회복세"라고 말했다.
◆EU정상들 은행연합 합의는 어려울 듯= 이날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는 은행연합에 대한 합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의 시작 전부터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분명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어서다.
메르켈 총리는 정상회의에 앞선 독일 연방하원 연설에서 은행 감독 체계를 섣불리 가동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금융거래세를 이용해 유로존 성장에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하자는 의견을 내세웠다.
그러나 올랑드 대통령은 정상회의 직전 "연말까지 은행연합을 구축하고 은행감독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메르켈 총리가 은행연합에 소극적인 것은 내년 9월 총선을 앞뒀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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